(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를 심층 조사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미 CNBC 방송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엔비디아가 최근 제출한 약속사항들이 예비 조사 때 불거진 우려를 해소하기에 불충분하다며 심층 조사를 개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ARM의 '중립적인' 디자인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하고 나아가 제품 가격 인상, 선택권과 혁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 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에서 "ARM의 지식재산권(IP)은 엔비디아 상품과 경쟁하는 상품들에 들어가는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의 분석으로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이런 ARM IP(지적재산)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심층 조사를 내년 3월 15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와 긴밀하게 협조 중"이라며 "이번 인수가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엔비디아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에는 미국, 영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경쟁당국 승인이 필요하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8월 이번 인수안에 대해 심층 조사에 들어갔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당국도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이다.
ARM은 애플, 퀄컴, 삼성 등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해온 회사로, 모바일 기기의 95%에 이 회사 기술이 채택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 발표 이후 퀄컴, 삼성, 아마존, 화웨이 등 세계 각국의 관련 기업들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