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성 등 주요 산지 폭우로 생산 타격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시금치 500g이 돼지고기 1㎏ 가격이라니 채소도 비싸서 못 사 먹을 지경이다."
중국 매체가 전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28일 중국중앙방송(CCTV)과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채소 가격이 급등해 일부 지역에서는 '돼지고기보다 채소가 비싼'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가격 급등은 중국 북부 지역의 폭우와 운송 비용 증가 등 여러 원인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월 이후 채소 주 생산지인 산둥(山東), 허난(河南), 허베이(河北)성에 내린 폭우로 채소 공급에 큰 차질이 있었다고 중국채소유통협회 천밍쥔 부회장은 말했다.
산둥성 지난(濟南)에서 장을 보던 한 소비자는 잎채소가 특히 많이 올랐다면서 "상추는 500g에 3위안(약 550원)이 좀 넘었는데 지금은 6위안이다. 시금치는 비싸야 5위안 정도였는데 방금 물어보니 10위안"이라고 CCTV에 말했다.
한 상하이 시민은 "12위안이었던 쓰지더우(四季豆)는 20위안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70% 상승했다는 것이다.
저장(浙江)성 러칭시의 장에서는 오크라 등의 가격이 500g당 20위안을 넘었다.저장성 닝보의 한 온라인 이용자는 "닝보는 콜리플라워가 500g당 10 위안인데 돼지고기가 8.99 위안"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소비자는 식료품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도매시장까지 와서 채소를 사 간다.
15∼22일 전국 286개 도매시장의 채소 19종 평균 가격은 500g당 4.87 위안(약 890원)으로 전주보다 11.6% 상승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7.4% 올랐다.
콜리플라워, 가지, 시금치, 셀러리 등의 가격 상승 폭이 비교적 크다. 시금치는 10월 전국 평균 도매 가격이 500g당 9.38 위안으로 전월의 6.69 위안에서 40% 넘게 뛰었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채소 500g당 평균 가격이 10위안을 돌파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채소 가격이 갑자기 올라 생활비 부담이 늘었다고 걱정하는 소비자가 많은 가운데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지나야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증권시보는 전망했다.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올라 비닐하우스 운영비가 커져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각지에서 엄격한 방역 조처를 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져 운송 비용도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민성은행 애널리스트 왕징원은 채소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채소 가격 폭등이 CPI에 미치는 영향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