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미얀마 군부 고문에 우려…"긴급 조사 요구"

입력 2021-10-29 17:26  

美 국무부, 미얀마 군부 고문에 우려…"긴급 조사 요구"
에너지 기업 제재 등 추가 제재 방안 논의
AP "군부, 전국에 12개 심문센터 놓고 구금자 고문" 폭로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지난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구금자들에게 고문을 가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깊은 우려를 표하며 긴급 조사를 요구했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날 미얀마를 옛 이름인 버마로 칭하며 "군부 정권이 전국적으로 조직적인 고문을 자행했다는 보도에 우려를 표하며 충격을 받았다"며 "반드시 믿을 수 있는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책임있는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AP통신은 지난 2월 이후 미얀마 군부로부터 체포된 뒤 풀려난 28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군부가 조직적으로 고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8명에는 여성과 아동도 포함됐다.
또 군부에 의해 고문당하다 탈출한 3명의 구타 사진을 공개하고, 위성 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군부가 전국적으로 12개의 심문센터를 두고 9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가둔 채 고문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구금됐던 2명이 고문으로 사망하자 군인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시체에 포도당 링거를 연결했고, 군 의사는 부검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미얀마 고위 지휘관 보좌관의 목격담도 전했다.
AP는 미얀마 군부이 지난 2월 이후 1천200명 이상이 죽었고, 최소 131명은 고문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톰 앤드루스 UN 미얀마 특별조사위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보도 이후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마이클 매콜 공화당 간사는 조사 결과에 따라 '버마법' 투표를 하자고 의회에 촉구했다.
민주당의 그레고리 믹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성명을 통해 "16살 아이를 학대했다는 주장을 포함해 구금자에 대한 버마 군부의 부도덕한 처우에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AP는 이번 법안이 군부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가 목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은 이미 미얀마 고위들과 국영 기업에 대해 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미얀마에서 활동하는 미국과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에 대한 제재는 제외된 상태다.
AP는 이들 기업이 미얀마 군부가 무기를 사는 등 정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외환 수익처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미 정부가 이들 에너지 기업에 영향을 미칠 제재를 고려하면서도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얀마 국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추가 제재를 하는 방안을 놓고 국무부와 재무부 간 내부 논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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