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깜짝실적 뒤 주가 오른 종목 비중 2분기보다 줄어
어닝쇼크 반영은 '충실'…"비용구조 안정적인 기업 주목"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뒤 주가가 오른 종목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3곳 가운데 실적이 시장 예상(영업이익 기준)을 웃돈 기업은 32곳이었다.
이중 실적 발표 당일(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경우에는 그다음 거래일) 주가가 오른 기업 비중은 40.6%(13곳)로 지난 2분기(62.0%·92곳 중 57곳)보다 낮아졌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어닝 서프라이즈'임에도 그 영향력이 작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이번 달에 3.20% 하락했다. 지난 7월(-2.86%), 8월(-0.10%), 9월(-4.08%)에 이어 4개월째 하락세다. 월간 기준 4개월 연속 하락은 2015년 5∼8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유동성 이슈,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 위험 등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실적 호재에는 둔감해진 반면 시장 예상을 밑도는 이른바 '어닝 쇼크'는 주가에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영업이익 기준)을 밑돈 기업 30개사 중 실적 발표 당일(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경우에는 그다음 거래일) 주가가 하락한 기업 비중은 66.7%(20개사)로 지난 2분기(68.1%·69곳 중 47곳)와 큰 차이가 없었다.
최근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 26일부터 4거래일간 15.33% 떨어졌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5.62% 하락했다.
실적에 기반해 기업을 선별·투자할 필요성은 여전한 셈이다.
특히 향후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에 따라 기업의 비용 압박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방어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및 금리의 상승으로 기업들의 마진 압박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며 "마진을 높게 유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기업들이 주목받기 좋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매출원가율(매출원가를 매출액으로 나눈 값)의 변동성이 낮거나 판관비율(판매와 관리비를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기업 등 비용 구조가 안정적인 곳이 유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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