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조짐 없는 영불 '어업 분쟁'…양국 정상, 또 충돌(종합)

입력 2021-11-01 12:14   수정 2021-11-01 12:30

해결조짐 없는 영불 '어업 분쟁'…양국 정상, 또 충돌(종합)
G20 비공개 만남 진행했으나 입장차 확인
"영불 갈등, COP26 악영향" 우려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어업권 분쟁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의 신경전이 고조되자 양국 정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비공개로 회동하기까지 했지만, 회담 직후 양국 정부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을 이어갔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BBC·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G20 정상회의에서 30분간 비공개 만남을 진행했으나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양측은 회담 이후에는 상반된 입장을 발표하며 장외 신경전을 이어갔다.
회담 후 프랑스 측에서 먼저 입장이 나왔다. 프랑스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회담 초반에는 어업 분쟁과 관련한 날선 발언을 주고 받았으나 이후 화해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 정상의 공동 목표는 갈등을 완화하는 것이었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상호 존중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양측은 분쟁 완화를 위해 이후 몇 시간 동안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양국 정상이 함께 갈등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에 합의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존슨 총리 대변인은 회담에서 양국간 그 어떤 조치도 합의된 것이 없다고 말하며 프랑스 측의 발표를 반박했다.
총리의 대변인은 회담 직후 "존슨 총리는 프랑스 정부가 발언 수위를 낮추고 협박을 철회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며 "프랑스가 최근에 한 협박을 철회하는 것은 프랑스에 달린 것"이라며 압박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달 외국선박 어업권을 대거 축소했고, 이에 반발한 프랑스는 오는 2일까지 자국 선박에 어업권을 주지 않으면 영국 어선의 항구 정박 금지 등 맞불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존슨 총리의 대변인은 또 회담에서 존슨 총리가 프랑스 총리의 발언을 비롯해 최근 프랑스 정부가 내놓는 발언 수위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가 지난 29일 EU가 잔류보다 탈퇴를 선택한 영국에게 그에 따른 손실이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브렉시트 보좌관은 크게 반발했고 존슨 총리도 프랑스의 공개적인 저격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 문제가 프랑스와 영국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EU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갈등 해결을 위한 공이 영국 측으로 넘어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 사태로 양국 간의 불신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G20 정상회의 시작 전까지도 상대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주고 받으면서 어업 분쟁을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간 바 있다.
이처럼 선진국이 힘을 모아야 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직전까지 영국과 프랑스의 줄다리기가 계속되자 양국 갈등이 COP26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저명 학자와 환경단체는 양국이 갈등을 즉각 중단하고 더 중요한 문제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받는 COP26에서 양국의 이해관계 충돌 때문에 선진국을 필두로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하는 기회를 망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험성을 경고한 2006년 '스턴 보고서'로 유명한 니콜라스 스턴 런던정경대 교수는 양국이 비교적 사소한 문제에서 다투기보다는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턴 교수는 "과거 양국 정상은 정치적 대립 속에서도 기후변화와 관련해 협력한 역사가 있다"며 "양국은 기후변화에 관해 중국과 협력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환경단체 '그린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베너블은 "이런 논쟁이 COP26 시작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것은 솔직히 말도 안 된다"며 "양국은 최대한 빨리 이 논쟁을 정리하고 지구 미래를 보호하는 더 중요한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존슨 총리는 COP26을 이끌기보다는 단순 해설자 역할에 그쳤다"며 "기후변화 해결에 있어 그의 리더십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COP26은 이날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해 2주 동안 이어진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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