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도 이상↑ 전망 60% 달해…지구온난화 고삐 잡을지에 비관적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인류의 노력으로 지구 온난화의 고삐가 잡힐 것인지에 대해 비관적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IPCC 최근 보고서의 저자와 편집인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금세기 말까지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3도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각국의 노력으로 지구 온난화를 2도 이하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20%에 그쳤으며, 파리 기후협약에서 제시한 1.5도 억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답변은 4%에 불과했다.
미래 기후변화에 관해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기후 과학자들 사이에서 기후변화 대처 결과에 대해 비관론이 더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IPCC 기후-과학 보고서는 총 234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기후변화의 원인과 진행 등을 분석했으며, 지난 8월 195개국 정부가 승인했다. 이 보고서는 지구 기온의 1.5도 상승 시점이 2040년 이전으로 10년 이상 앞당겨져질 것으로 분석했다.
네이처는 이들을 대상으로 익명으로 설문 조사를 해 약 40%인 92명으로부터 답변을 받았으며 이를 분석해 최신호에 실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과학자가 기후변화의 위험을 과학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 형식으로 의견을 묻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IPCC 관계자가 아닌 개인으로서 설문조사에 참여한다는 점을 밝혔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설문 응답을 취합한 결과, 세계가 '기후 위기'를 겪는 중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88%에 달했으며 82%는 자신이 남은 생애 중에 재앙스러운 결과를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거주지를 고르거나 자녀를 낳을지를 결정할 때 기후변화를 고려했다는 응답이 각각 41%와 17%에 달했으며, 교통수단이나 식단 등 생활 습관을 선택할 때 기후변화를 염두에 두고 결정했다는 응답도 21%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감이나 슬픔, 기타 고통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이 61%에 달했는데, 이 중 21%는 그 빈도가 잦다고 답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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