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태 겹치며 표류하는 LH 조직개편안…공은 차기정부로?

입력 2021-11-02 05:55  

대장동 사태 겹치며 표류하는 LH 조직개편안…공은 차기정부로?
'해체수준' 개혁 외친 정부, 최근 공공역할 확대 여론에 진퇴양난
정부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논의"…사실상 원점서 재검토
국회 "급할 것 없다" 신중론…연내 법안 발의해도 결론은 차기 정부서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LH 조직개편이 종착지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모자(母子) 방식의 개편안에 대해 국회 여야 의원들의 반대가 적지 않은 데다 최근 대장동 사태로 공공의 역할론이 급부상하면서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LH 조직개편안의 공이 사실상 차기 정부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회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당초 지난 8월 공청회 직후 확정할 예정이던 LH 조직개편안이 아직도 결론 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당시 공청회에서 LH를 주거복지 기능을 모(母)회사로, 토지·주택 개발 분야를 자(子)회사로 하는 모자 구조의 수직분리 개편안을 최적의 안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이 방식에 대해 여당 내에도 반대 의견이 제기되며 당정간 의견일치가 안된 상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 8월 공청회 자리에서 모자 구조의 정부안에 대해 "과연 이 안대로 했을 때 LH가 잘 굴러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LH 조직개편안은 보다 정밀한 수술이 필요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장동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의 개편안은 동력을 더 상실하는 분위기다.
경기도 성남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으로 민간에 막대한 개발이익이 돌아갔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연초 LH 사태 때와 정반대로 LH와 지방공사 등 공공의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공공개발의 구심점인 LH 조직을 흔들어 놓을 경우 2·4공급대책 등 공공의 기능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당초 국정감사 이후 이달 중 정부 원안대로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었던 정부는 대장동 사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최근 국회 분위기도 대장동 사태 이후 개발사업에서 공공 역할은 강화하고 민간 이익은 최대한 환수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면서 LH 조직개편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현재 국토위에는 '제2의 대장동 사태 방지법' 개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는 반면, LH 조직개편 관련 법안은 1건도 발의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대장동 사태 이후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국회를 설득하기 위해 LH 조직개편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LH 투기근절 및 혁신방안의 성과를 발표하면서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공청회, 당정협의, 국정감사 등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며 최대한 빨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정부안인 모자 방식의 수직 분리를 기본으로 하되, 다른 방식의 개편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일단 정부가 LH 사태 직후 총리실, 기획재정부 등에서 '해체 수준'의 강력한 조직개편을 외쳐온 만큼 현 정부 내에서 어떻게든 조직개편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대선 정국을 앞두고 국회의 반응이 미온적이어서 의견 조율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주거복지를 위해 대선 후보 공약에 주택청 신설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LH 조직개편을 지금 무리하게 서둘러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차기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과 연계해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공언한 바 있어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연내 조직개편 관련 법안이 발의될 수 있지만 여야 반대 의견이 만만찮아 실제 개편안 확정과 법안 통과는 차기 정부로 넘어갈 공산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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