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회의에 '기후재앙' 타고 모여든 COP26 정상들"

입력 2021-11-02 10:39  

"기후위기 회의에 '기후재앙' 타고 모여든 COP26 정상들"
英 언론 일침…"이번 회의 CO₂배출량의 85%, 전용기에서 비롯"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각국 정상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전용기를 타고 모여든 것은 부적절하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위선과 뜨거운 공기, 글래스고를 감돌다…전용기 타고 COP26 참석한 정상들' 제하 기사에서 국제사회의 지도자들이 말로는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고 외치면서,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지 못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텔레그래프는 "COP26 회의 개최로 추가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영국인 4천200명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다"면서 "특히 이번 회의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85%는 각국 대표단 전용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13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COP26 회의 기간에 전용기 200대가 영국에 도착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용기 수가 최대 400대에 이를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기업 중역들이 타는 소형 제트기는 일반 상업용 항공노선의 항공기와 비교했을 때 승객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배에 이른다.
신문은 또한 자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면서도 전용기를 고집한다는 점도 곱지 않게 바라봤다. 철도나 기존 항공노선을 이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에 대해 "친환경 항공유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쇄된다"며 "총리는 나라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어야 하고, 당연히 항상 시간적 제한에 쫓기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 '교통과 환경' 관계자는 "총리 전용기의 연료 35%만 친환경이고 나머지는 일반 항공유"라며 "친환경 항공유도 수증기를 배출해서 지구의 열 방출을 방해하는 구름을 생성한다"고 반박했다.
텔레그래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끌고 온 매머드급 대표단이 특히 가장 나쁜 사례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비롯해 항공기 총 5대를 띄워 글래스고에 도착했다. 이들 전용기가 미국에서 유럽을 오가며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1천t에 이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또 미국 대표단은 에든버러 공항에서 글래스고까지 차량 22대를 이용해 이동했는데, 이 차량 행렬이 왕복 약 150㎞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량도 4t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육중한 외관으로 '비스트'(Beast·야수)란 별명이 붙은 미 대통령 전용 차량 역시 마일당 4㎏의 이산화탄소를 뿜어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도요타의 프리우스(마일당 배출량 120g)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일부 대형 리무진들이 대표단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회담당 근처 주차장에서 공회전하고 있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글래스고 시의회는 "대부분 도로가 VIP 전용으로 차단되면서 우회로가 혼잡해졌다. 이에 따라 지역적으로 도시의 공기 질이 더 악화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 단체 '녹색 동맹'의 헬레네 베넷 정책고문은 "전용기는 기후의 재앙이다. 1시간 비행으로 이산화탄소 2t을 배출한다"며 "대통령, 총리뿐 아니라 기업가들이 전용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하는 일은 '줌'(화상 회의 시스템)으로도 가능하다. 더 친환경적으로 여행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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