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2023년 하반기 인상 예측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박원희 기자 = 증권시장 등 국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부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들어간다고 밝혔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에 따른 미국 국채 등의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선 내년 하반기, 2023년 하반기 등 엇갈린 전망을 제시했다.
◇ "테이퍼링 따른 수급 부담 적다…연준, 긴축보다는 정상화에 초점"
NH투자증권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작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라며 미국의 완화적인 금융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 재무부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리펀딩(차환)을 위해 장기채 입찰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국채의 경우 테이퍼링으로 인한 수급 악영향이 사실상 상쇄된다"고 분석했다.
하건형·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 물량을 경제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달에 시작하는 테이퍼링에 따른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국채 입찰 규모의 축소를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없다면 (연준의 통화정책 등) 미국 금융 환경은 완화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곧 연준이 긴축보다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 미국 금리 인상 시기는…"내년 하반기 또는 내후년 하반기"
연준의 테이퍼링 시행 방안이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게 나오자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횟수로 이동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 시작을 알리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차단하고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면서 내년 2∼3분기에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관리를 위해 기준금리 카드를 사용할 때는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인상 시점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또는 2023년 하반기로 봤다.
신영증권[001720]은 미국 고용시장 회복이 내년 3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연준의 금리 인상 시작 시점을 내년 9∼10월로 제시했다.
하건형·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 안정을 전제로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며 연준이 내년 12월에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연준이 경제활동 회복과 일시적 물가 상승에 대한 기존 판단을 유지하면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는 물가 경로에 달려있다"며 "연준은 내년 6월까지 예정된 테이퍼링을 마친 뒤 완전고용 등 경제에 대한 충분한 진전을 확인할 수 있는 내년 12월에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도 미 연준이 테이퍼링 종료 직전과 직후인 내년 6∼7월부터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4분기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관측했다.
NH투자증권은 연준이 여전히 물가 상승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한 데 주목하며 내년 금리 인상보다는 이르면 2023년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개선과 중앙은행의 점진적 정상화에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며 "연말까지 미국 10년물과 2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스티프닝(장·단기 금리 격차 확대)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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