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5박 호텔 방에서만 지내게"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외무성 산하 기구인 국제교류기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중단했던 해외 일본 연구자 국내 초청사업을 재개하면서 규정에 없는 과도한 방역 대책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국제교류기금은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일본을 연구하는 학자 50여명을 일본 연구의 공익성 등 특별한 사정을 적용해 초청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해 감시인이 배치된 인근 호텔에 투숙했다.
기금 측은 이 과정에서 일반 입국자와 비교해 한층 엄격한 행동규제 사항을 담은 추가 서약서에 서명토록 요구했다.
일본인을 포함한 모든 입국자에게 최장 14일간의 자택 대기 등을 요구하는 격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보다 긴 최장 15박(泊)의 대기를 요구했다.
또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산책이나 생필품 구매를 위한 단시간 외출조차 인정하지 않아 격리 기간 내내 호텔 방에서만 지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코로나19대책 추진본부에 따르면 대기 기간에는 원칙적으로 '불요불급'한 외출을 하지 말도록 하지만 주변 편의점 등에서 생필품을 사기 위한 단시간 외출은 인정하고 있다.
또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입국 10일째 임의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나머지 4일간의 격리를 면제해 준다.
기금 측은 그러나 임의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 그 후 발생하는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입국 시점을 기준으로 최장 15박 16일의 격리를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연구자는 생필품을 사다 주는 등 편의를 봐준 점을 들어 '친절한 감옥'이라고 표현했고, 다른 연구자는 일본인 입국자와 비교해 엄한 격리 조치가 적용된 것에 대해 "지독한 차별" "일본 명예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기금 측 관계자는 관계 부처가 요구한 초청 재개 조건이어서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해명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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