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경유 승용차 입지…요소수 품귀 사태로 더 축소될 듯

입력 2021-11-0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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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지는 경유 승용차 입지…요소수 품귀 사태로 더 축소될 듯
배기가스 규제 강화에 완성차 업체의 친환경 모델 확대 주력이 주원인
"배출가스 조작에 심리적 장벽 높아지고 요소수 사태에 소비자들 부담"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높은 연비와 강한 토크로 한때 인기를 끌었던 경유 승용차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생산·판매에 주력하는 데다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가 터지면서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경유차 판매량 감소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2021년 9월 자동차 통계월보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등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에서 판매된 경유 승용 모델(레저용 차량 포함·상용차 제외)은 총 19만5천835대로 지난해 동기(28만7천9대)와 비교해 31.8% 줄었다.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해 올해 9월까지 전체 승용 모델 판매가 111만6천907대로 전년 동기(121만3천442대) 대비 8.0%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경유 승용차의 판매 감소 폭은 눈에 띄게 크다.
국산과 수입 브랜드를 합쳐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경유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3.7%에서 6.1%포인트(p) 하락한 17.5%에 그쳤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국산 완성차 5사의 경유 승용차 판매는 16만4천317대로 전년 동기(22만9천28대)보다 28.5% 줄었고, 국산 전체 승용 시장 내 비중도 작년 22.5%에서 올해 18.2%로 4.3%p 하락했다.
수입 브랜드의 판매 감소율은 더 높았다. 같은 기간 수입차 브랜드의 경유 승용차 판매는 3만1천518대로 전년 동기(5만7천81대) 대비 44.8%나 떨어졌다. 비중도 14.7%로 지난해(29.8%)보다 반 토막 났다.
국내 완성차 5사가 올해 판매한 경유 승용 모델의 종류는 지난해 25종에서 올해 23종으로 축소됐다. 2019년에는 30종이었다.
수입차 브랜드도 지난해 대비 경유 승용 모델(2020년 127개→2021년 104개)은 18% 줄었고, 친환경차 모델(2020년 89개→2021년 122개)은 37%가량 늘었다.



경유차 판매량이 갈수록 감소한 원인은 배기가스 규제 강화와 업체들의 친환경 모델 확대에 있다. 전용 전기차가 앞다퉈 출시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레저용 차량(RV)이나 중·대형차에도 친환경 모델이 적극적으로 투입된 까닭이다.
이런 상황은 국내 시장을 장악 중인 현대차[005380]와 기아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차가 올해 4월 출시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지난달 3천783대가 팔려 싼타페(3천494대)나 투싼(2천911대) 등 기존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8월부터 판매가 본격 시작된 기아[000270] EV6는 지난달까지 3개월 만에 7천326대 팔렸다. 9∼10월에는 두 달 연속으로 인기 SUV인 셀토스보다 더 많이 팔렸다.
겉모습은 그대로이지만 기존 경유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대체된 차량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팔린 기아의 신형 쏘렌토 7만6천883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2만4천278대로 비중이 31.6%였지만, 올해는 10월까지 팔린 5만9천470대 가운데 2만7천917대(비중 46.9%)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의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승용차 시장에서의 탈(脫) 경유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 조작이 종종 터지면서 경유 승용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아졌고, 또 갈수록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최근 불거진 요소수 사태로 경유차 운행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어 경유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in2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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