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미달로 주요도시 연정 불가피…백인계 정당 DA 케이프타운서 단독 지방정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지난 1일 치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지방선거에서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처음으로 과반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현지 보도채널 eNCA에 따르면 4일 오전 현재 98%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ANC는 45.9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저 득표율로 종전 최저 득표율은 2016년 54%였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은 21.14%, 급진좌파 경제자유전사(EFF)는 10.38%를 얻었다. DA는 지도부가 소수 백인 중심이나 제1야당 지위를 지켰고, EFF는 종전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두 자릿수로 약진했다.
지방의회 잠정 의석 분포에서 ANC는 4천246석, DA 1천256석, EFF 790석 등의 순이었다.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종식 이후 지난 27년간 집권해온 ANC는 이에 따라 상당수 주요 도시에서 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남아공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제에 준(準)의원내각제가 가미된 정치체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뽑힌 지방의원들이 지방의회를 구성하고 원칙적으로 과반을 차지한 제1당이 시장을 배출한다.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가 있는 츠와네와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에서 ANC는 각각 34.6%, 34.1%를 득표하면서 제1당이 됐지만, 과반이 안돼 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입법 수도인 케이프타운에서 DA는 59.9%, 과반을 얻어 단독 지방정부 구성이 가능하다. 다른 주요 도시인 넬슨만델라베이에서도 DA는 39.9%로 앞섰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저녁 최종 투표 결과 발표와 함께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ANC는 세계적 자유투사 넬슨 만델라를 배출한 유서 깊은 정당이나 이번에 역대 최악의 성적을 냈다. 지난 7월 폭동 사태에서 보듯 빈부 양극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대다수 흑인 주민에게 전기, 상·하수도 서비스조차 변변하게 공급하지 못한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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