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와인 생산량 역대최저 전망…이상기후로 유럽포도 흉작(종합)

입력 2021-11-05 19:47  

올해 와인 생산량 역대최저 전망…이상기후로 유럽포도 흉작(종합)
국제와인기구 분석…"와인 소비는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전망"
세계 와인 생산량 2위 지켜오던 프랑스, 스페인에 밀려 3위로



(서울·파리=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현혜란 특파원 = 올해 유럽 지역의 이상 기후로 인한 포도 흉작으로 전 세계 와인 생산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국제와인기구(OIV)가 세계 와인 생산의 85%를 차지하는 28개국 포도 작황과 와인 생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와인 생산량이 2억5천30만 헥토리터(hL)로 지난해보다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생산량은 과거 20년간의 연평균 생산량보다 7% 적은 것이며, 지난 60년 새 생산량이 가장 적었던 2017년(2억4천800만hL)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헥토리터는 와인을 계량하는 단위로 1hL는 100L에 해당한다.
OIV는 올해 봄 서리와 폭우, 우박 등 이상 기후가 세계 3대 와인 생산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의 포도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와인 생산 급감 원인으로 유럽 주요 와인 생산지역의 포도밭을 덮친 이상 기후 현상들을 꼽았다.
세계 와인 생산량 순위에도 변동이 있었다.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지켜왔던 프랑스는 스페인에 밀려 3위로 내려갔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전했다.
프랑스의 와인 생산량은 올해 3천420만hL로 전년보다 27% 급감했으며 이탈리아는 4천459만hL, 스페인은 3천500만hL로 각각 9%, 14%씩 생산량이 줄었다.
르몽드는 OIV가 발표한 수치는 와인의 가치에 관한 것이 아니라며 "샹파뉴, 보르도, 부르고뉴 등에서 생산한 프랑스 와인 수출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다시 번창하고 있다"며 그 위상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포도 흉작으로 세계 최대 와인 생산지역인 유럽연합(EU)의 포도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3% 적은 1억4천500만hL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뉴질랜드를 제외한 남반구 주요 와인 생산국은 올해 기상 조건이 매우 좋아 와인 생산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미국도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반구 지역 포도주 생산량은 5천900만hL로 지난해보다 19% 증가하고, 미국에서는 지난해보다 6% 많은 2천410만hL가 생산될 것으로 분석됐다.
포 로카 OIV 사무총장은 와인 업계는 팬데믹보다 더 심각한 '기후변화'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백신도 없는 기후변화에 맞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는 장기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OIV는 이런 와인 생산 감소 속에서도 올해 와인 수요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카 사무총장은 올해 상반기 와인 거래 데이터는 코로나19 영향 속에서도 와인 소비가 대유행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올해 세계 와인 소비가 2020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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