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은폐국 탄자니아…사망 급증 속 대통령 사인도 '모르쇠'

입력 2021-11-05 16:42   수정 2021-11-05 16:51

코로나 은폐국 탄자니아…사망 급증 속 대통령 사인도 '모르쇠'
WSJ "공식 감염사 724명…실제론 수천명 추정"
아프리카도 마찬가지…"인구 13억에 22만 사망 이상하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아프리카 탄자니아는 야생동물 천국인 세렝게티 사파리, 옥빛 해변으로 유명한 나라이지만, 최근 세계 최악의 코로나19 은폐국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얻었다.
지난 3월 숨진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의 사인마저 숨기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탄자니아가 어떻게 이런 오명을 쓰게 됐는지 미국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집중 조명했다.



WSJ은 '세계에서 가장 노골적인 코로나 은폐 속으로: 비밀 매장과 사망한 대통령' 제하의 기사에서 탄자니아는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됨에도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마구풀리 전 대통령의 주도로 수개월 동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의 존재 자체를 무시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자니아의 사례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의 감춰진 사망자 수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고인이 된 마구풀리 대통령은 팬데믹 발생 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만든 '악마적 미신'이라고 주장하면서, 국경을 닫고 봉쇄에 들어간 이웃 나라들과는 달리 별다른 대응을 취하지 않았다.

그는 마스크 착용 대신 신에게 기도하면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고, 백신도 서구의 음모라는 주장을 펴 세계보건기구(WHO)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는 아울러 코로나19 발병 통계를 작년 4월에 중단하는가 하면, 언론에는 코로나19 보도 자체를 하지 못하게 압박하며 인구 5천800만명의 탄자니아에는 아예 코로나19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탄자니아의 다른 고위급 정치인들과 고위 장성들이 줄줄이 사망한 지난 3월에 마구풀리 대통령의 사망 소식도 함께 발표됐다.
탄자니아 정부는 당시 그의 사인이 심장 질환이라고 밝혔지만, 탄자니아 야권과 외교가에서는 그가 코로나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탄자니아에서 코로나로 인한 현재까지의 공식 사망자 수는 724명이지만,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예년 수준을 뛰어넘는 '초과사망자' 수가 6만9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사망자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감염이 사인으로 추정된다고 WSJ은 설명했다.
WSJ은 탄자니아 고위 공무원, 의사, 장례업체와 묘소 종사자, 유족 등과의 인터뷰를 종합할 때에도 코로나로 인해 적어도 수천 명은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탄자니아 최대도시 다르에스살렘의 한 묘지에서 일하는 사이드 알리 살룸 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1주일에 1명을 묻었는데, 작년에는 하루에 17명까지 매장해 봤다"며 팬데믹 이후 사망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탄자니아의 사례는 아프리카에 고스란히 대입된다.
인구 13억명을 거느린 아프리카에서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공식 보고된 숫자는 22만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구 3억3천만명을 보유한 미국에서 현재까지 알래스카 인구 전체와 맞먹는 75만명이 숨진 것에 비하면 규모가 너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대륙의 사망자 수가 적은 것은 젊은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인구 구성과 더 우수한 주택 환기 시스템 덕분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프리카 상당수 나라의 화장터와 무덤 관계자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공식 사망자 수보다 훨씬 많다고 귀띔하면서 사망자의 다수가 코로나19로 인한 것이라고 밝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 은폐가 아프리카에서 공통적으로 만연한 현실임을 시사했다.
한편, 마츠히디소 모에티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담당국장은 아프리카에서 공식적으로 집계된 코로나19 감염자는 850만명이지만, 실제 감염자 수는 5천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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