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요소수' 팔려면 검사 필요한데…"당분간 신규 의뢰 불가"

입력 2021-11-07 05:05  

'수입 요소수' 팔려면 검사 필요한데…"당분간 신규 의뢰 불가"
적합검사 의뢰 급증…석유관리원 "전화 수백통…업무 마비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인천에서 소규모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30대 이모씨는 최근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가 발생하자 해외 요소수 제품 수입에 눈을 돌렸다.
바이어와 물량 협의를 하던 이씨는 해외 요소수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먼저 제조기준 적합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관세 법인의 설명을 듣고 검사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에 문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요소수 검사 의뢰가 폭증해 신규 접수는 안 되고, 지금 검사 의뢰를 하면 얼마나 걸릴지 장담 못 한다"는 말뿐이었다.
또 다른 검사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의 경우 전화가 계속 몰려 담당자와 통화조차 하지 못했다.
이씨는 "검사를 받으려고 요소수 샘플까지 주문해뒀는데 검사 자체가 안 된다니 황당하다"며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요소수 가격은 더 오르고, 물량 확보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 이후 해외 요소수를 국내에 유통하기 위한 제조기준 적합 검사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담당 검사기관에는 업무 마비 수준의 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상황이다.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질소산화물)을 분해하는 요소수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제조, 수입하기 전에 지정 검사기관에서 제조기준 적합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기관은 교통환경연구소와 한국석유관리원 등 2곳으로, 요소 함량이 기준(최소 31.8%, 최대 33.2%)에 적합한지를 비롯해 요소수 밀도, 불순물 농도 등을 검사한다.
검사 기간은 20일 이내로, 합격 판정을 받은 요소수는 제품 외관에 인증 표시를 하게 돼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이 검사를 받은 요소수는 롯데정밀화학[004000]의 유록스, KG케미칼[001390]의 녹스K 등 66개 제품이다.
제조기준 적합 검사는 해외 요소수 수입을 위해 필수적인데 검사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은 최근 검사 의뢰가 갑자기 늘면서 당분간 신규 접수를 하지 못하는 상태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갑자기 검사 의뢰가 몰려 더 받기 어려운 상태"라며 "합격 여부를 빨리 가려야 요소수 물량이 풀릴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의뢰가 들어온 검사에 최대한 속도를 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부터 전화가 하루에 200통씩 폭탄으로 쏟아지는 중"이라며 "문의 전화가 너무 많아 일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검사기관인 교통환경연구소는 이미 합격 인증을 받은 요소수 제품의 품질 유지를 점검하는 사후 검사를 맡아왔는데 최근 신규 검사 의뢰가 급증하자 사전검사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요소수 사전검사는 1년에 보통 10건도 안 들어오는데 지난주부터 하루에 몇백 통씩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소수 사전검사는 그간 한국석유관리원으로 유도해왔지만, 워낙 접수 건수가 많다 보니 우리 연구소도 사전 검사를 다시 시작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검사 의뢰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아직 요소수 검사 신규 의뢰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최근 급증한 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일 연구소 홈페이지에 요소수 제조기준 적합 검사 신청 방법을 소개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이날 하루에만 조회 수 3천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요소수 부족 상황을 고려해 대학 연구소 등 전문 기관을 임시 검사기관으로 추가 지정해 요소수 적합성 검사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씨는 "한시가 급한 상황인 만큼 검사 기관을 임시로라도 늘려 해외 요소수 수입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요소수를 수입하는 업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미승인 요소수 불법 유통도 집중적으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환경연구소와 한국석유관리원은 인력 보강 등을 통해 검사 법정시한인 20일내보다 더 빨리 요소수 적합성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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