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中 6중전회 개막…시진핑 장기집권 명분 '역사결의' 주목

입력 2021-11-07 08:00   수정 2021-11-07 08:46

내일 中 6중전회 개막…시진핑 장기집권 명분 '역사결의' 주목
마오-덩 이은 '3大 영도자' 위상 정립할 듯
공산당 100년 역사상 3번째 역사결의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초장기 집권 구상과 연결된 이른바 제3차 '역사 결의'가 나올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가 8일 베이징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다.
이번 6중 전회에서는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심의할 것이라고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이 예고한 바 있다. 공산당 100년 역사상 3번째 '역사 결의'다.
2012년 임기 시작과 함께 당 총서기·국가주석·중앙군사위 주석 등 당·정·군3권을 한꺼번에 손에 쥔 시 주석은 2018년 중국 입법 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헌법에서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면서 초장기 집권의 길을 연 바 있다.
이번에 나올 역사 결의는 시 주석 초장기 집권의 명분 내지 이론적 토대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 시진핑, 마오·덩 이은 공산당 100년사 '3대 지도자' 위상 정립할듯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가을 제20차 당 대회를 약 1년 앞두고 열리는 6중 전회에서 채택될 역사 결의는 공산당 100년사를 정리하면서 시 주석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중국의 '창업자'인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은 외세에 시달리던 중국을 일어서게(站起來) 했고, 개혁·개방의 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은 중국을 부유하게(富起來) 했다면 시 주석은 중국을 강하게(强起來) 만들었다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시 주석의 역사적 위상을 마오와 덩의 반열에 올리는 메시지를 담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5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새 결의는 제18차 당 대회(시 주석 집권이 결정된 2012년 대회) 이래 시 주석의 업적을 공고히 하고, 내년 제20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3연임할 수 있는 길을 닦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공산당 100년사를 3단계로 분류하는 논법에 입각해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대에 이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제3대 영도자의 반열에 올리는 내용일 것으로 명보는 전망했다. 그런 맥락에서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 결의가 현재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만든 덩샤오핑 시대와 시진핑 시대를 어떤 식으로 차별화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신화통신은 6일 장문의 시 주석 프로필 기사에서 시 주석이 집권한 2012년, 30여년에 걸친 개혁 개방으로 국력이 커졌지만 빈부 격차, 경기 하방 압력, 생태 파괴 등 문제도 나타났다면서 시 주석이 시작한 새로운 개혁이 덩샤오핑 개혁의 계승이자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개혁 개방의 최대 그늘인 빈부 격차 문제의 해결책으로 시 주석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동부유'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이번 역사 결의에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마오·덩 시대의 1·2차 역사결의 어떤 내용 담았나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이제껏 2차례 '역사 결의'가 있었다.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1945년, 6기 7중 전회)와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결의'(1981년, 11기 6중 전회)다.
1945년 '역사 결의'는 혁명을 주도한 마오쩌둥의 당 지도력 확립이 갖는 의의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마오쩌둥 사상'에 당 지도 사상의 지위를 부여하는 동시에 마오 이전 당 지도자들의 과오를 총결산했다.
덩샤오핑의 개혁 노선을 확고히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1981년 '역사 결의'는 마오쩌둥의 역사적 기여를 서술하는 한편 마오의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문화대혁명에 대해 "당과 나라와 인민이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겪게 했다"고 평가했다.
두 결의 모두 전임 리더십의 과오를 적시함으로써 현직 지도자의 권위를 공고히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1,2차 역사 결의의 '용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달 24일자 기사에서 마오쩌둥은 1인 독재의 길을 닦기 위해 역사 결의를 사용한 반면 덩샤오핑은 문화대혁명의 교훈을 바탕으로 집단지도 체제의 구상을 결의에 담았다고 진단했다.
이번 결의는 시 주석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측면은 1, 2차 결의와 차이가 않겠지만 전임자들의 과오를 적시했던 것과 달리 100년 공산당사를 통째로 '긍정'하는 논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 6중 전회란
중국의 수뇌부인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5년에 한번 열리는 당 대회 사이에 7차례 전체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 잡았다. 중앙위원 200여 명과 후보위원 170여 명 등 370명 이상이 모인다. 당 지도부 인사, 정부 각 부처 부장(장관), 각 성(省) 수뇌부, 고위 장성, 대규모 국영기업 경영진 등이 포함된다.
각 기수별 당 중앙위의 6번째 전체회의인 6중 전회는 역대로 주로 사상적인 부분을 다루며 차기 당 대회의 틀을 닦는 의미가 컸다.
1981년 6월 11기 6중 전회에서는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결의'가, 1986년 9월 12기 6중 전회에서는 '사회주의 정신문명 건설지침에 관한 결의'가, 1990년 3월 13기 6중 전회에서는 '당과 인민대중의 연계 강화에 관한 결정'이 각각 채택됐다.
또 시진핑 1기인 2016년 10월 열린 18기 6중 전회에서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공식화했다.
회의는 비공개리에 진행되며, 폐막일에 공보를 통해 회의 결과를 알리는 것이 그간의 관례였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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