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혼란에 인플레 오르고 경제성장 흔들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세계 경제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정책 당국자들은 경기침체에 대응해 도입한 비상조치를 되돌리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에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이 흔들리고 있어 당국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옥죄지 않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공급망 혼란에 물가는 오르고, 기업들은 원자재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중앙은행이 너무 늦게 조처를 하면 물가 상승세가 고착될 수 있고, 반대로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면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3일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발표하면서 "(경제상황을)전망하는 것이 매우, 매우 어렵고 정책 수립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이 "(경제) 회복의 어려운 부분"이라며 "정책 당국자는 무엇이 지속하고 무엇이 단기에 그칠 것인지 알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6조달러(약 7천105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자금이 풀린 미국이 직면한 과제가 엄중하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며 미국의 소비 지출이 코로나19 이전보다 9% 이상 증가했고, 공급망 혼란에 인플레이션은 최근 13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를 보면 10월 민간 기업의 평균 시급 상승률이 4.9%로, 코로나19 이전 15년간 평균 상승률의 두 배나 됐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 중국의 상황도 좋지 않다.
노무라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향후 수분기간 분기 성장률이 3∼4%에 그치는 경기 둔화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가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에 시달린 데다가 중국 정부가 부동산과 같은 주요 산업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며 공장들이 가동을 재개했으나 노동력 부족과 높은 물류비 등의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유럽의 경제 강국 독일은 향수 수개월간 정체 상태에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제조업은 최근 공급망 병목 현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월 제조업 생산이 코로나19 이전보다 10% 감소하기도 했다. 당시 유럽의 신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로 25%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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