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올해 25% 오를 때 코스피 3%…한미증시 '디커플링' 심화

입력 2021-11-08 11:10  

S&P, 올해 25% 오를 때 코스피 3%…한미증시 '디커플링' 심화
"韓, 공급망 병목·중국 경기 둔화에 더 취약…실적 모멘텀도 약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데도 우리 증시는 내리막길을 걷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달 고용 지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6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이틀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조업과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와 3분기 기업 실적이 잘 나오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안도 랠리가 이어졌다.
반면 코스피는 3,000선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에 1% 이상 하락하며 장중 2,930선까지 밀렸다.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S&P지수는 25.07% 상승했으나 코스피는 3.33% 오르는 데 그쳤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힘을 못 쓰는 원인으로는 공급망 병목에 더 취약한 산업 구조와 높은 중국 의존도 등이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인덱스 급등세와 원화의 일방적 약세의 진정에도 미국 증시와 코스피 간 엇갈리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며 "약세를 이어가는 기저에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 자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 아시아 지역 산업 구조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병목 현상 장기화에 취약하다"며 "특히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심화도 코스피와 신흥국 아시아 증시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서비스업 비중이 커 경기 회복 체력이 강화한 미국은 양적 완화 축소를 공식화했으나, 제조업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영향을 더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주가를 좌우하는 실적 모멘텀도 국내 증시가 미국보다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국내 증시의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하는 것은 3분기 실적 시즌에 미국 등 선진국의 실적 모멘텀이 상대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신흥국의 실적 모멘텀 회복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를 기준으로 국내 증시의 내년 주당순이익(EPS)은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 증시 EPS는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요인이 완화할 조짐을 보여 한미 증시의 디커플링이 곧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 시장의 디커플링은 마무리 국면에 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FOMC 이후 글로벌 금리 하락은 위험자산과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재유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외환시장과 증시의 동반 약세로 코스피의 상대 가격 매력이 높아졌고, 그동안 제조업에 부담을 준 글로벌 병목 현상도 완화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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