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환자, 면역억제제 정시 복용해야 생존율 높아져"

"신장이식 환자, 면역억제제 정시 복용해야 생존율 높아져"
서울성모병원, 신장이식 후 면역억제제 혈중 농도와 생존율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꼬박꼬박 매일 똑같은 시간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해 혈중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만 신장의 기능을 유지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 연구팀은 1996년부터 2018년까지 이곳에서 신장 이식을 받은 1천143명을 대상으로 면역억제제 '타크롤리무스'의 혈중 농도 변화에 따른 10년 생존율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신장 이식 이후에는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타크롤리무스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지속해서 복용해야 한다. 충분한 면역 억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혈중 약물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들을 신장 이식 수술 후 2년 동안의 타크롤리무스 혈중 농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한 뒤 생존율을 살폈다.
그 결과 약물의 혈중 농도 변화가 가장 큰 그룹은 나머지 두 그룹과 비교해 장기 생존율이 유의하게 낮았다. 농도 변화가 클 경우 이식 신장의 급성 거부반응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이로 인해 이식 신장의 기능이 점차 손상돼 생존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혈중 약물 농도가 비교적 높은 환자(평균 5ng/mL)들만 분석했을 때도 혈중 타크롤리무스 농도의 변화가 심할수록 장기 생존율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단순히 약물 농도를 높게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농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봤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장 이식 후 혈중 면역억제제의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농도의 변화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며 "이식받은 신장의 기능을 오랜 기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약물을 먹는 등 환자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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