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동산 투자 '헛발질' 교황청…1천500억원 날릴 판

입력 2021-11-09 02:08   수정 2021-11-09 10:53

英 부동산 투자 '헛발질' 교황청…1천500억원 날릴 판
FT "막바지 매각 협상 중"…팬데믹에 관광객 감소로 재정위기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교황청이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영국 고급 부동산 투자에서 천문학적인 손실을 볼 개연성이 점점 짙어지는 분위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교황청이 영국 런던 첼시 지역에 소유한 고급 부동산을 미국계 사모펀드 그룹 '베인 캐피털'에 매각하고자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액은 대략 2억 파운드(유로화로는 약 2억3천300만 유로·3천194억 원) 선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 4년에 걸친 교황청의 총투자금액이 3억5천만 유로(약 4천792억 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대로 매각이 이뤄지면 우리 돈으로 1천5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떠안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바티칸 안팎에서는 영국 부동산 건으로 교황청이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 사실로 굳어진 가운데 그 손실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에 관심이 쏠렸다.

가톨릭교회 전체를 곤궁에 빠뜨린 영국 부동산 거래는 교황청 관료 조직의 정점에 있는 국무원이 주도했다.
특히 신자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베드로 성금'이 투자 밑천이 됐다는 점에서 교계 안팎의 비난 여론이 컸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 손실이 현실화할 경우 당장 교황청 재정도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교황청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바티칸 박물관 운영 수익을 포함한 수입액이 급감하면서 총 6천630만 유로(약 90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교황청은 재정 악화를 피하고자 인건비와 해외 출장 경비를 최소화하는 등 경비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올해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만만치 않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부동산 투자 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인물들은 관련 비리 의혹으로 처벌될 위기에까지 놓여있다.
바티칸 사법당국은 2년간의 수사를 거쳐 지난 7월 총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여기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던 안젤로 베추 추기경도 포함돼 있다. 그는 횡령·직권남용·위증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다.
교황도 이번 일을 계기로 교황청 금융·재무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국무원의 교회 기금 관리 기능을 박탈하는 행정 문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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