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경에 중동이주민 수천명…벨라루스 기획설 속 일촉즉발

입력 2021-11-09 09:12  

폴란드 국경에 중동이주민 수천명…벨라루스 기획설 속 일촉즉발
군경이 진입 차단…서방, "벨라루스의 '하이브리드 위협'" 주장
EU, 벨라루스 추가제재 검토…벨라루스는 '기획설' 일축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유럽으로 향하려는 대규모 중동 이주민들을 두고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고 있다.
폴란드와 서방 국가들은 벨라루스가 유럽에 타격을 주고자 이들 이주자의 유럽행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8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서 국경을 넘어 폴란드로 진입하려는 이주민 수백명을 내쫓았다고 밝혔다.
폴란드 국방부는 경찰과 군인을 동원해 대규모 이주민의 초기 진입 시도를 일단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긴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폴란드 국경경비대가 트위터에 게시한 동영상을 보면 철조망을 끊고 국경을 넘으려는 이주민과 폴란드 병력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 접경인 쿠즈니차 지역에 이주민 수천명이 유럽행을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벨라루스 당국이 이 지역에 이주민 캠프를 차리고 이주자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난민을 포함한 이들 이주민의 대다수는 전쟁과 빈곤을 피해 중동에서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로 건너온 이들이다.
이들은 EU 회원국인 폴란드를 통해 EU에 들어온 뒤 유럽 선진국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를 원한다.
폴란드, 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이번 사태를 벨라루스가 기획한 '하이브리드 위협'으로 규정했다.
하이브리드 위협은 군사력 사용을 자제해 공격주체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공격 의도를 숨기면서 타격을 가하는 무정형 전략이다.
표트르 뮐러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가까운 시일에 국경에서 이런 종류의 행동이 심해질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무장"이라고 말했다.
EU는 벨라루스가 자국을 겨냥한 EU 제재에 보복하려고 이주민들의 유럽행을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반체제인사 체포를 위해 자국 영공을 지나던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켰다가 지난 6월 EU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은 바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주민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벨라루스에 이주민을 실어나르는 제3국 항공사를 제재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벨라루스는 이라크 등 중동국가들에서 이주민들을 자국에 데려오려고 특별 비자를 발급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방 안보동맹인 나토도 러시아에 친화적인 벨라루스가 이주민을 이용해 EU를 위협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도 벨라루스가 이주민 유입을 기획했다고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취약한 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이주민들이 국경을 넘도록 냉담하고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도운 루카셴코 체제의 행위를 미국은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국제사회가 난민들을 도와야 한다며 서방이 제기하는 이 같은 비판을 일축했다.
안톤 비치코프스키 벨라루스 국경관리 당국자는 자국 BeITA 통신 인터뷰에서 "여성, 어린이를 포함해 이들 누구도 안보 위협이 아니고 공격적으로 행동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들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인권을 준수하지 않는 폴란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고 폴란드의 강제 추방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로 집결했다"고 주장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