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오징어잡이 배 규모 유지…자발적 감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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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세계 오징어를 싹쓸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국제 수역에서 조업하는 오징어잡이 배의 수를 통제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중국 농촌농업부는 최근 통지문을 통해 신규 오징어잡이 배가 공해에서 작업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어선단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농촌농업부는 오징어 어장에 대한 과학적 평가를 토대로 이같은 한계를 설정했다면서 "세계 어업자원의 지속성과 과학적 보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공해상 대규모 오징어 조업국으로서 중국의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징어 자원의 보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조업 어선 수의 자발적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기준 52만t의 오징어를 잡았으며, 이는 세계 전체 오징어 어획량의 70%에 달했다.
중국의 오징어잡이 어선은 600척이 넘는다.
오징어뿐만 아니라 중국 어선들은 세계 어장 곳곳에서 활발히 조업하면서 국제법을 위반하고 다른 여러 나라의 주권과 이익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한국도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문제로 오랫동안 큰 피해를 본 대표적인 국가다.
한국 어민들은 오징어 감소 이유가 북한수역에서 중국 어선이 오징어를 싹쓸이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난해 국제 비영리단체 '글로벌 어로 감시'(Global Fishing Watch·GFW)는 한국과 일본 수역에서 잡히는 오징어가 2003년 이후 각각 80%와 82%가 줄어들었다면서 중국의 불법 어로가 오징어 어획 관리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작년 7월에는 에콰도르 정부가 갈라파고스 인근 해상에서 약 260척의 대규모 중국 어선단이 포착되자 해양 생태계를 위협한다며 강한 우려를 표하고 이웃 나라들과 외교적 대응 모색에 나섰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갈라파고스 인근 해상에서 중국이 연안 국가들의 주권과 관할권을 일상적으로 침해하고 허가 없이 조업하며 남획하는 등 약탈적 조업 관행을 보인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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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지난 9월 AP통신은 국제 해양생물보호단체 시셰퍼드의 감시선 오션워리어호에 함께 올라 18일간 남미 앞 공해상에서 중국 오징어잡이 어선단을 관찰하고 르포 기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남태평양지역수산관리기구(SPRFMO)에 따르면 남태평양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은 2009년 54척에서 2020년 557척으로 10여 년 사이 10배 넘게 늘었다. 이들의 어획량도 같은 기간 7만t에서 35만8천t으로 급증했다.
중국이 주로 잡는 어종은 흔히 '대왕오징어'로도 불리는 훔볼트 오징어로 비교적 개체 수가 풍부한 종이다.
그러나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환한 조명을 켜고 오징어를 유인해 싹쓸이하는 대규모 중국 어선단 탓에 오징어가 언제까지 풍족하게 남아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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