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학자 거짓말에 미 해군 불량잠수함 돌아다녔다

입력 2021-11-09 16:06   수정 2021-11-09 16:33

금속학자 거짓말에 미 해군 불량잠수함 돌아다녔다
"짜증이 나서…" 32년간 해군 납품용 철강품질 거짓말
개인 불성실로 국방 위협…최대 10년형·12억원 벌금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금속학자의 거짓말 때문에 미국 해군에 불량 잠수함이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에 따르면 금속학자 엘레인 마리 토머스(67)는 미국 해군 잠수함을 만드는 데 납품되는 철강의 품질을 속인 사기 혐의에 대해 8일(현지시간) 유죄를 시인했다.
토머스는 워싱턴주 타코마에 있는 철강업체 브래드컨의 주물공장의 책임자였다.
여기서 생산된 철강 제품은 미국 해군의 용역을 받아 잠수함의 선체를 만드는 방위산업체들에 공급됐다.
토머스는 강도(강하고 여린 정도), 인성(질긴 정도) 시험 결과를 허위로 보고해 1985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240개 제품의 품질을 조작했다.
이는 타코마 주물공장에서 해군에 납품한 철강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규모다.
미국 법무부는 잠수함이 충돌할 때나 전쟁 때 특정 상황을 버텨내는지 보려는 게 품질 검사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토머스의 품질검사 조작 때문에 어떤 잠수함이 악영향을 받았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잠수함 선체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도 지금까지는 전혀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당국은 미국 해군이 잠수함이 계속 항해할 수 있도록 더 큰 비용과 정비 노력을 들였다고 피해 사실을 설명했다.
토머스는 내년 2월 선고 때 최고 10년형과 100만 달러(약 11억8천만원)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불량 잠수함으로 이어진 사기행각의 동기는 개인적인 불성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토머스는 해군이 섭씨 영하 73.3도에서 품질 검사를 하도록 하는 게 "짜증이 나서" 일부 시험 결과를 합격등급으로 바꾸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변호인은 "탐욕이나 개인적 돈벌이 때문에 저지른 범죄가 아니다"며 "토머스가 도덕적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을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무려 32년간 이어진 토머스의 비행은 자리를 이어받을 다른 금속학자 때문에 꼬리가 잡혔다.
후임자가 2017년 인수인계 과정에서 수상한 시험 결과를 발견해 브래드컨에 보고했다.
브래드컨은 토머스를 해고하고 사실을 해군에 알렸다.
검찰은 브래드컨이 이 사건을 애초에 사기로 보고하지 않아 문제 조사와 해군 병사들의 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이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브래드컨은 작년에 1천90만 달러(약 128억원)를 내고 기소유예에 합의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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