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쥐어짜기'로 요소수 8천37t 확보, 8~9일치분…근본대책은 아직

입력 2021-11-09 18:05   수정 2021-11-09 18:45

정부, '쥐어짜기'로 요소수 8천37t 확보, 8~9일치분…근본대책은 아직
업체보관 요소 3천t, 멕시코 요소수 1천200t, 군비축 요소수 210t
중국 세관에 묶인 1만9천t 요소 확보 시급…곳곳서 피해 현실화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정부가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전방위로 요소·요소수 확보에 나서 일부 물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그러나 중국의 요소 수출 재개나 수입선 다변화 등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아 요소수발 물류대란 등의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국내 업체에 대한 매점매석 단속과 긴급 수입 등을 통해 겨우 급한 불은 끄는 상황이지만 대규모 물량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산업계 전반은 물론 일상의 피해가 현실화할 공산이 크다.



◇ 정부 발표 합산시 8천37t 확보…국내 경유차 8~9일 사용분
9일 정부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은 요소수 불법 유통 단속을 벌여 민간 수입업체가 보유하고 있던 요소 3천t을 찾았다.
이 가운데 차량용은 2천t 규모로, 정부는 이 중 700t을 요소수로 즉시 전환하기로 했다. 요소 700t은 2천100t가량의 요소수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요소수에 들어가는 요소 함량은 31.8~33.2%로, 단순 계산하면 요소 1t으로 요소수 3t을 만들 수 있다.
정부는 나머지 물량도 신속히 생산공정에 투입해 요소수로 전환할 계획이다. 총 2천t을 모두 요소수로 만든다면 6천t 공급이 가능한 셈이다.
정부는 또 다음 주 베트남에서 차량용 요소 200t을 들여온다. 600t의 베트남산 요소수가 확보된 셈이다.
요소를 요소수로 전환하는 데는 하루 정도면 충분한 만큼 조만간 차량용으로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호주에서 들여오기로 한 요소수 2만7천ℓ(약 27t)도 있다.
군 당국은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인 '시그너스'(KC-330) 1대를 10일 오후 5시께 김해공항에서 띄우기 위해 현재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며 계획대로 된다면 11일 국내에 도착할 전망이다.
멕시코에서도 연내 요소수 수입이 기대된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국회 한·중남미 의회외교포럼 대표단은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현지 요소수 생산업체 녹스가드 관계자를 만나 자동차용 요소수의 한국 수출을 요청했으며, 이에 녹스가드 측은 미국과 멕시코 공장의 생산 물량 중 월 최소 600t씩 연말까지 1천200t을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방부도 이날 자체 보유 중인 요소수 예비분 210t을 민간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요소를 모두 요소수로 전환하고, 여기에다 호주·멕시코에서 들여올 요소수와 국방부 예비분을 모두 더하면 대략 8천37t을 확보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경유 자동차의 하루 평균 사용 요소수가 약 900t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8~9일치에 해당한다.



◇ 중국 세관에 묶인 요소 1만9천t 확보 시급
계획대로만 된다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끄겠지만 추가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요소수 품귀 사태 해소의 단기적 과제로는 중국 세관에 묶인 요소 1만9천t을 최대한 빨리 들여오는 것이다. 이를 원료로 5만7천t의 요소수를 추가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외교력을 총동원해 중국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몇만t 정도의 계약된 물량이 중국 세관에 있다"며 "중국 정부와 협의해 최선을 다해 빨리 풀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서도 전방위로 뛰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특정국 이름을 말하기 어렵지만 10개 나라에서 그와 같은 (요소수 수입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베트남 등과 1만t의 요소 수입을 협의 중인데 성사될 경우 요소수 3만t의 추가 생산이 가능해진다. 현재 확보된 8천37t까지 더하면 총 3만8천37t으로 늘어나는데 이는 대략 42일가량을 버틸 수 있는 물량이다.
여기에다 중국에 있는 요소까지 들여오면 일단 한고비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곳곳서 피해 현실화…'쓰레기 대란' 우려도
이런 가운데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업계의 피해는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요소수 제조업체인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일부 중단됐고, 화물차가 운행을 멈춘 사례도 나오고 있다. 각종 자재를 실어나르는 화물차 중단 사태가 확산될 경우 산업계의 연쇄적 피해가 예상된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조합원 2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2.4%가 요소수 문제로 장비 가동을 못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물류를 넘어 노선버스나 요소 비료를 쓰는 농업 분야 등으로의 전방위 피해도 우려된다.
전국 노선버스 5만대 중 요소수가 필요한 디젤 버스는 2만여대로, 추가 수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당수 대중교통이 멈춰설 수도 있다.
또 요소 비료 가격 상승에 따른 농가 피해 우려 속에 요소수 없이 작동이 불가능한 건설 기계 업계도 비상이다.
아울러 산업폐기물 소각시설 운영 중단으로 인한 쓰레기 대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국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230기의 산업폐기물 소각로와 민간 114기의 소각로가 있는데 이중 민간에서 운영하는 시설은 요소수 재고 물량이 넉넉하지 않아 추가 확보 실패 시 소각로를 가동하지 못하게 된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