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심판대 선 이탈리아 마피아 은드란게타…70명 무더기 유죄

입력 2021-11-10 03:06  

법의 심판대 선 이탈리아 마피아 은드란게타…70명 무더기 유죄
35년만의 최대 규모 마피아 재판으로 주목…355명은 공판 진행중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 '은드란게타'(ndrangheta)를 겨냥한 '세기의 재판'이 첫발을 뗐다.
이탈리아 법원은 지난 6일 남부 칼라브리아의 라메치아 테르메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은드란게타 조직원 91명 가운데 70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들은 살인미수·재물강탈·불법 무기 구매·돈세탁·마약 거래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유죄 판결이 난 이들 중 3분의 1가량은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됐고, 고위급 6명은 검찰 구형량인 최대 20년 형을 받았다. 나머지 21명은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이번 사안은 역사상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마피아 재판의 일부다.
이들 외에 355명의 피고인이 은드란게타 조직범죄 연루 혐의로 무더기 기소돼 지난 1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법정 출석 요청을 받은 증인 수만 950여 명에 달한다.
사법당국은 유례가 드문 대규모 공판을 위해 라메치아 테르메에 있는 대형 콜센터 공간을 개조해 특설 법정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공판은 앞으로 2년여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1986년 비슷한 규모의 마피아 재판이 있었다. 당시에는 시칠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코사 노스트라' 조직원 등 338명이 기소돼 한꺼번에 재판을 받았다.
이 재판은 당시만해도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로 군림하던 코사 노스트라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변곡점이 됐으나 이들을 기소한 반마피아 검사 2명이 암살되는 등의 희생이 뒤따랐다.
이탈리아반도 앞굽에 해당하는 칼라브리아를 거점으로 하는 은드란게타는 현재 이탈리아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피아 조직으로 꼽힌다.
세력 규모나 활동 범위 등에서 코사 노스트라를 넘어선 지 오래다.
150여개 분파(패밀리)에 소속된 약 2만 명의 조직원이 세계 곳곳에 암약하고 있으며, 마약 밀매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연간 수익만 500억 유로(약 67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콜롬비아나 멕시코의 마약 생산 조직이 은드란게타를 통해 유럽지역에 마약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 밀거래되는 마약의 80%가 은드란게타 손을 거친다는 분석도 있다.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주요 인사들을 납치·살해해 악명을 떨친 은드란게타는 잔혹한 보복으로 현지 사회에선 공포의 대상이다.
땅을 넘겨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람을 살해해 돼지 먹이로 줬다는 조직원 진술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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