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동원된 외국 결혼식에 논란…정부 '긴축·검소' 기조에 반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에서 '호화 결혼식'을 둘러싼 논란이 고위 공무원 2명의 낙마로 이어졌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니에토 금융정보국장이 물러난다고 밝혔다. 금융정보국은 돈세탁과 뇌물 등 금융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현 정부의 부패 척결 노력에 있어 핵심 기관이기도 하다.
니에토 국장의 사임은 그가 지난 6일 과테말라 안티과에서 올린 결혼식이 원인이 됐다.
논란의 발단은 결혼식 하객으로 간 파올라 펠릭스 멕시코시티 관광장관이 다량의 현금을 소지한 채 과테말라에 입국하려다 당국에 붙잡혔다는 한 현지 매체의 보도였다.
펠릭스 장관은 "사적 행사에 초대받아 전세기를 타고 과테말라에 갔던 것"이라며 체포됐다는 것은 오보이고, 어떤 불법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실제로 3만5천 달러(약 4천116만원)의 현금을 소지했다 문제가 된 하객은 일간 엘우니베르살의 회장으로 밝혀졌으며, 그는 정당하게 신고하고 반출한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뮬러원(F1) 개최로 멕시코시티에 관광 이슈가 많은 시점에 주무 장관이 전세기를 타고 사적 행사에 참석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며 지난 7일 펠릭스 장관이 물러났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정부의 '긴축' 원칙을 강조하며 장관의 사의를 수락했다.
불똥은 결혼식 당사자인 니에토에게까지 옮겨 붙었고, 전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까지 나서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하자 결국 니에토 국장도 낙마한 것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18년 취임 이후 줄곧 긴축과 검소를 강조해왔다. 전세기 대신 민항기 이코노미석을 타고 이동하고 경호도 최소화했으며, 대통령을 포함한 공무원 급여도 삭감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