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심장 건강이 취침 시간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Exeter) 대학의 데이비드 플랜스 조직신경과학(organizational neuroscience) 교수 연구팀은 심장 건강에 가장 좋은 취침 시간은 밤 10시부터 11시 사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남녀 8만8천26명(43~79세, 58% 여성)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조사 자료 가운데는 몸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가속도계(accelerometer)를 1주일 동안 팔목에 착용하게 해서 얻은 수면 시작 시간과 잠을 깨는 시간에 관한 자료가 포함돼 있었다. 생활 습관, 건강에 관한 설문조사 자료와 신체검사 자료도 있었다.
연구팀은 평균 5.7년에 걸쳐 이들의 심뇌혈관 질환(심근경색, 심부전, 만성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 일시적 허혈발작) 발생 기록을 추적 조사했다. 이들 중 3.6%인 3천172명이 심뇌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어서 연구팀은 이들의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취침 시간과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취침 시간이 밤 10시에서 10시 59분 사이인 사람은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가장 낮고 밤 12시 이후인 사람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취침 시간이 밤 10시에서 10시 59분 사이인 사람에 비해 밤 12시 이후인 사람은 심뇌혈관 발생률이 25%, 취침 시간이 밤 11시에서 11:59분 사이인 사람은 12%, 취침 시간이 10시 이전인 사람은 24% 높았다.
연령, 성별, 수면 시간, 취침 시간 불규칙, 저녁형 인간, 아침형 인간, 흡연, 체중, 당뇨병, 혈압, 혈중 지질, 사회경제적 수준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지만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는 24시간 생체 시계에서 최적의 취침 시간이 존재하며 이를 벗어나면 건강에 해로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자정 이후의 취침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생체시계를 세팅하는 아침 햇살을 보기 어려워지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인간의 생체시계는 시간에 따라 신체와 정신 기능을 조절한다.
성별로는 여성이 이러한 경향이 남성보다 강했다.
그 이유는 확실하지 않으나 내분비 시스템이 24시간 생체리듬에 반응하는 방법이 남녀 간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아니면 연구 대상자들의 나이가 비교적 많은 것이 교란인자(confounding factor)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여성은 폐경 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남녀 간 연관성의 강도에 차이가 없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수면 시간과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는 많이 있지만 취침 시간과의 연관성은 다루어진 일이 없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SC: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 - 디지털 건강'(European Heart Journal - Digital Health)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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