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4.7조원, 전세대출 2.2조원, 신용대출 0.5조원 늘어
한은 "집단대출 감소,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 영향…대출수요 줄었다고 보기 어려워"
금융권 전체로는 6.1조원 증가…증가액 9월보다 1.7조원 감소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김유아 오주현 기자 =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또 5조원 이상 늘었다.
하지만 집단대출 감소와 금융감독당국·은행의 '가계대출 조이기' 등의 영향으로 증가 속도는 다소 더뎌졌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57조9천억원으로 9월 말보다 5조2천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8월(6조1천억원)이나 9월(6조4천억원)보다 1조원 이상 적고, 지난 5월(-1.6조원) 이후 5개월 만에 최소 규모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74조5천억원)이 한 달 사이 4조7천억원 불었다. 증가 규모는 9월(5조6천억원)과 비교해 9천억원 줄었다.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4조7천억원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2조2천억원을 차지했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도 7월(2조8천억원), 8월(2조8천억원), 9월(2조5천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경우 한 달 새 5천억원 늘었다. 증가 폭이 9월(8천억원)보다는 적지만, 일시적 감소 요인(HK이노엔 공모 청약 증거금 반환)의 영향을 받은 8월(3천억원)보다는 많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좀 줄었는데, (감소분의) 대부분은 집단대출 취급 감소의 영향"이라며 "중도금, 잔금 등 집단대출의 특성상 최근 분양물량, 입주물량 등과는 큰 관계가 없고, 약 2년 동안 누적된 집단대출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 영향에 대해서는 "7∼8월 즈음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아지면서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고 이런 노력이 증가세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4.7조원)이 코로나19 이전 2017∼2019년 10월 주택담보대출 평균 증가액(3.8조원)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규제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강화된 규제 속에서 주택 매매, 전세 거래를 위한 자금 수요는 여전히 많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차장은 금리 인상 효과와 관련해서는 "한은이 8월 기준금리를 올린 뒤 가계대출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것도 대출 증가세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은 지난달 6조1천억원 늘었다. 증가폭이 전월(7조8천억원)보다 줄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5조3천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8천억원 불었다.
기업의 10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1천59조3천억원으로 9월보다 10조3천억원 늘었다. 월 증가액이 9월(7조7천억원)보다 2조6천억원이나 많고, 10월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기록이다.
대기업 대출이 분기말(9월) 일시상환분 재대출, 은행의 기업대출 확대 노력 등에 2조3천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개인사업자 대출(2조6천억원)을 포함해 한 달 새 8조원 불었다. 역시 10월 증가액으로는 역대 가장 많다.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가가치세 납부, 시설자금 관련 대출 수요가 이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10월 말 현재 2천95조1천억원으로 9월 말보다 19조5천억원 늘었다.
수신 종류별로는 예금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정기예금이 17조9천억원 불었지만, 부가가치세 납부 등을 위한 기업자금 인출 등에 따라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7조9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10월 한 달간 28조3천억원 증가했다.
특히 국고자금, 은행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머니마켓펀드(MMF)가 20조7천억원이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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