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인구와 한정된 의료자원에 무관용 정책 고집할 수밖에"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과 태국 등 일부 국가가 외국인의 입국 제한 규정을 완화하며 국경의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는 중국은 아직 국경을 개방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중국 감염병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10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국경을 개방한 독일과 프랑스 같은 서방국가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무관용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한 고위급 인사는 "세계적인 대유행을 고려할 때 우리는 지금 무관용 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엄격한 통제를 해제한다면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감염 확산은 보건 체계와 국가 경제, 사회 발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흡기 전문가인 왕광파(王廣發) 베이징대 제1병원 주임은 "사람들이 실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겨울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감염이 증가할 것"이라며 "서방국가들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근거로 국경을 개방했지만, 델타 변이 확산과 돌파 감염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중국 20개 성에서 지역 감염이 재발했지만, 산발적인 수준"이라며 "만약 서방국가와 같은 수준으로 감염이 확산한다면 중국의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많은 인구와 한정된 의료 자원 때문에 무관용 정책을 고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쩡광(曾光)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도 "영국, 싱가포르, 한국, 태국과 같은 국가는 국경을 다시 개방했지만, 이는 지방 정부의 경제 성장과 실업 등 압력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이들 국가는 아직 (국경 개방의) 결과에 대해 절대적으로 확신하지 못하고 있고, 언젠가는 다시 봉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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