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후대응 '깜짝' 공동선언…"차이 불구 기후 협력"(종합2보)

입력 2021-11-11 09:50   수정 2021-11-11 09:56

미중, 기후대응 '깜짝' 공동선언…"차이 불구 기후 협력"(종합2보)
메탄감축 공동연구하고 기후대응 워킹그룹 만들어 정기 협의키로
양국 첨예한 갈등 속 모처럼 의기투합…"차이 있지만, 협력만이 유일 방안"



(런던 베이징=연합뉴스) 최윤정 조준형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인류 공통의 위기인 기후변화 앞에서 차이를 뒤로 하고 모처럼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폐막을 이틀 앞둔 10일(현지시간) '2020년대 기후 대응 강화에 관한 미중 글래스고 공동선언'을 깜짝 발표했다.
공동선언은 다음 주중 열릴 것으로 알려진 미중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인민망 등 중국 매체들에 보도된 선언 전문에 따르면 미국은 2035년까지 전력분야에서 '탄소 오염 제로'를 100% 달성한다는 목표를 확인했고,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 기간(2026∼2030년) 동안 석탄 소비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그것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중은 메탄가스 감축 및 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공동 연구를 촉진하고, 2020년대 기후 대응 강화에 관한 실무그룹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양측은 국가 및 지방 수준에서 메탄가스 배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선언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메탄에 대한 전면적이고 강력한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대에 배출 통제 및 감소에서 현저한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양국은 2022년 상반기 공동 회의를 소집, 화석 에너지 및 폐기물 산업에서 나오는 메탄 가스 배출의 측정 및 감소 문제를 중점 협의키로 했다.
미·중은 또 개발도상국의 기후 대응 관련 지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2025년까지 연간 1천억달러를 공동으로 동원한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최대한 빨리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측은 배출 저감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국제 석탄 발전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데 대한 각자의 공약을 상기했다고 공동선언은 밝혔다.
양국은 선언문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인식하고 파리협정 목표인 1.5도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겠다고 밝혔다.
셰전화(解振華) 중국 기후특사는 이날 저녁 글래스고에서 먼저 기자회견을 하고 이 같은 합의 도달 사실을 알렸다.
셰 특사는 "양국은 모두 파리협정과 현재 노력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인식하기에 기후 대응을 공동으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공통의 도전으로, 미래세대 행복과 관련된다"며 "중국과 미국 사이에 차이보다는 합의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선언에서 보듯이 "양국의 유일한 선택은 협력이다"며 함께 노력함으로써 양국은 세계 전체에 유익한 중요한 일들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셰 특사는 중국이 메탄 감축과 관련한 계획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산림파괴 관련해서도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존 케리 미국 특사도 기후 위기에서 양국이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양국 정상들은 양국이 실질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후 위기에 관해선 협력할 수 있다는 희망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기후에 관해서는 협력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셰 특사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케리 특사는 공동선언에 명기된 기후대응 실무 그룹을 내년 상반기에 가동하기로 했으며 실무 그룹이 구체적인 조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몇 주 전에 대화하고 기후 대응 관련 목표를 높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셰 특사는 양국이 10개월간 30차례 화상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미·중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가이기도 하다. 1위인 중국과 2위인 미국의 배출량을 합하면 거의 40%에 달한다.



이번 공동선언 발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시 주석의 COP26 불참을 기후 위기 외면이라고 비판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정치 경제적으로 치열한 경쟁 관계인 양국은 모처럼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국 정상은 다음 주에 화상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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