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무와 회담 후 우려 공개 발신…"CIA국장도 경고차 방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러시아가 군사력
배치를 증강하는 가운데 미국이 2014년의 크림반도 합병 사태를 거론하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과 회담을 한 뒤 공동 회견에 나서 "러시아의 이례적 군사활동에 대한 보도를 우려한다"면서 "아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의 우려는 러시아가 2014년에 했던 걸 재연하는 심각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는 "(당시) 러시아는 국경을 따라 병력을 집결시키고 우크라 영토로 넘어가고는 도발을 당했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고 비난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의도는 분명치 않지만 우리는 그들의 각본을 안다"면서 "어떤 도발이 일어난다면 그건 러시아가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긴장을 고조하거나 공격적인 어떤 행위도 미국의 커다란 우려"라면서 "우크라의 독립과 주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격적 러시아를 저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크라가 강력하다고 러시아에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 국방부는 지난주 국경 인근 지역 및 동부의 반군 통제 지역에 약 9만명의 러시아 병력이 집결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면한 서부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는 움직임을 이어와 서방의 우려를 촉발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미국이 우크라 국경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하기 위해서였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당시 번스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이 통화에서 번스 국장은 러시아의 심상찮은 움직임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를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CNN방송은 미국과 우크라의 여러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 역시 번스 국장의 임무였다고 전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면담에서도 우크라 문제가 논의됐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우크라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 접경의 자국 병력배치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반박하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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