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독성거품 둥둥' 강물 속 기도하는 인도인들

입력 2021-11-11 16:57   수정 2021-11-11 17:22

[월드&포토] '독성거품 둥둥' 강물 속 기도하는 인도인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하얀 눈밭에서 기도하는 장면으로 보이시나요?
자세히 보면 눈이 아니라 흰색 거품입니다.
10일(현지시간) 인도는 힌두교 태양신 숭배 축제인 '차트 푸자'(Chhath Puja)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인도의 수도 뉴델리를 관통하는 야무나강으로 독성 거품이 밀려들었습니다.


'차트 푸자'는 힌두교 태양신인 수리아를 기리는 축제입니다.
지난 8일에 시작한 이 종교의식은 나흘 동안 이어집니다.
차트 푸자의 중요한 의식 중 하나는 일몰을 앞두고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를 입은 여성이 강이나 연못 둑을 찾아 노래를 부른 뒤 물에 몸을 담그고 수리아 신에게 가족의 건강과 성공을 비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번 축제에 맞춰 갠지스강의 최대 지류이자 델리를 관통하는 야무나강으로 오염된 독성 거품이 모여들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수와 산업 폐기물이 혼합되면서 형성된 흰 거품은 지난주부터 야무나강에 쌓이고 있습니다. 이 거품에는 암모니아와 인산염이 다량 함유돼 있어 호흡기와 피부에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축제 의식을 치러야 하는 인도 힌두교 신자들에겐 다른 선택이 없어 흰 거품 속에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힌두교 신자인 군잔 데비는 전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강에서 목욕하는 것이 의식이기 때문에 목욕하러 왔다"며 "물은 매우 더럽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도 정부도 이런 상황을 알고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입니다. 인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15척의 배로 거품을 몰아내고 바리케이드를 쳤습니다.



총 길이 1천376㎞로 델리 동쪽 지역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야무나강은 힌두교의 성스러운 강인 갠지스강의 가장 큰 지류 중 하나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야무나강은 수십 년 동안 유독성 화학물질과 처리되지 않은 하수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부 구역에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둑처럼 쌓이기도 했습니다.



야무나강을 담당하는 인도 정부 감시 위원회에 따르면 야무나강 중 델리를 지나는 구간은 전체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강 오염의 76%는 델리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인도 환경단체인 남아시아 댐·강·사람 네트워크(SANDRP)의 빔 싱 라왓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델리 지역에 있는 강은 생태학적으로 죽은 강"이라며 "수년 전부터 물고기나 새가 살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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