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보보좌관 공개 대담…미중 화상정상회담 목전 신경전
"좋은 동맹 대접 자격"…보상 시사하며 대중견제 적극 동참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중 간 극심한 경쟁이 신냉전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11일(현지시간) 호주 로이연구소와의 화상 대담에서 "미중이 신냉전으로 가고 있고 충돌로 가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선택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극심한 경쟁이라고 부른 쪽으로 나아갈 선택권이 있다. 경제와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차원에서 열심히 경쟁하고 우리가 우리의 가치를 수호하면서 또한 중국이 예측할 수 있는 미래의 국제적 시스템에 있어 하나의 요인일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결성하며 60여 년 만에 호주를 대상으로 핵추진잠수함 기술 공유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호주뿐만 아니라 세계에 '여러분이 강력한 친구이고 동맹이고 파트너라면 우리에게 돈을 걸어라. 우리는 여러분에게 건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보유한 가장 증진되고 민감한 기술로 여러분에게 걸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 큰 안정성과, 안보, 억지를 창출할 집단적이고 결합된 능력에 믿음을 둔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관점에서 이건 잠수함 계약의 문제이고 폭넓은 파트너십의 문제이면서 더 크게는 동맹을 둘러싼 수사에 있어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문제"라면서 "미국에 좋은 동맹은 미국에서 좋은 동맹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의 이러한 발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냉전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언급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같은 날 제2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회의 기조연설에서 "아태 지역은 냉전 시대의 대립과 분열로 돌아갈 수도, 돌아가서도 안 된다"면서 지정학적 소그룹이라는 용어로 AUKUS 등 미국의 동맹 강화 움직임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설리번 안보보좌관이 '미국이 원하는 건 신냉전이나 충돌이 아니라 경쟁'이라는 입장과 함께 동맹과의 대중 포위 전선 구축에 계속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한 셈이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의 발언은 미국이 호주에 이례적으로 핵잠수함 보유 지원을 하기로 한 데서 보듯 미국의 대중 포위 전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국가에 더 큰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국 등 동맹으로서는 동참 강화 압박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 첫 화상 단독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전날 '깜짝' 기후변화 합의를 내놓으며 협력의 모양새를 연출하기는 했으나 안보와 경제, 인권 등 여러 방면에서 자국의 이익을 놓고 대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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