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공급망·인도태평양 등 글로벌 현안 다루며 관계 강화 주력
해리스, 1차 세계대전 휴전기념식에 마크롱과 나란히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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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워싱턴=연합뉴스) 현혜란 이상헌 특파원 = 프랑스를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남에서 양국 간 균열을 일으킨 미국·영국·호주의 신(新) 안보동맹 오커스(AUKUS)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글로벌 보건 현안과 우주 탐사, 안보 등 미래지향적 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관계 회복에 주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커스 관련 질문에 "그게 이번 방문의 목적이 아니었고, 그것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도전적 이슈, 이 관계의 토대가 되고 이 관계의 힘과 지속성에 대한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보건 문제와 우주탐사, 공급망, 인도태평양 안보 등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견에서 논의한 주제들을 소개했다.
미 정부 관계자도 해리스 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다룰 사안이 너무 많았다면서 오커스나 잠수함 문제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날 말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벨라루스가 러시아와 함께 폴란드 국경으로 난민을 밀어내는 상황, 러시아와 갈등을 빚는 우크라이나의 주권, 아프리카 사헬지역에서 테러와의 전쟁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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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 결성으로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키로 하면서 호주가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을 파기하며 프랑스가 강력히 반발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마크롱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한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찾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우리가 어설펐다"며 사실상 사과했다. 그에 앞서 지난달 초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마크롱을 예방해 봉합을 시도했다.
미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한 달 새 마크롱 대통령을 잇달아 만난 것으로, 해리스는 잠수함 논란을 뒤로 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 설정에 나선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동맹 강화에 대한 견해와 그러한 관계에 유의하고, 관계의 강화와 취약성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미국이 프랑스와 관련해 가진 우선순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세계대전 휴전기념일 행사에도 참석해 그간 프랑스와 미국 사이에 쌓였던 앙금이 사라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항전한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마지막 생존자 위베르 제르맹을 추모했다. 샤를 드골 장군에게 자유 훈장을 받았던 제르맹은 지난달 101세를 일기로 영원히 눈을 감았다.
제르맹이 잠들어있는 관은 파리 서쪽 외곽 몽발레리아에 안장되기 전 프랑스 국기에 쌓인 채 장갑차를 타고 개선문에 도착했고, 마크롱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그 앞에서 조의를 표했다고 AP, AFP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합창단이 부르는 프랑스 국가 '마르세예즈'를 배경으로 제르맹이 누워있는 관이 다가올 때 휴지를 꺼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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