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다스쿠(本庶佑) 교토(京都)대 특별교수가 자신의 연구성과가 반영된 암 치료제를 제조·판매하는 일본 제약업체로부터 총 2천900억원을 받아내기로 하고 이 업체와 벌여온 법정싸움을 마무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신이 개발에 관여한 암 면역치료제 특허사용료 배분 문제를 놓고 혼조 교수가 오노(小野)약품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2일 화해가 성립됐다.
혼조 교수는 1992년 면역치료를 할 때 'PD1'이라는 단백질이 암 치료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2018년 노벨상을 받았다.
혼조 교수의 연구성과를 활용해 암 치료약 옵디보(일본명 오프지보)를 개발한 오노약품공업은 2014년 이 약의 특허권을 침해한 미국 제약업체 머크와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혼조 교수에게 승소액(특허사용료)의 40%를 주는 조건으로 협력을 요청했다.
이후 머크와 화해한 오노약품공업은 2017~2019년 머크 측에서 받은 특허사용료의 1%만을 소송을 지원한 혼조 교수에게 줬다고 한다.
혼조 교수는 자신의 특허사용료 배분율이 과도하게 낮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6월 262억엔(약 2천700억원)을 요구하는 소장을 오사카(大阪)지법에 낸 뒤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이날 성립된 화해안은 오노약품공업이 혼조 교수에게 해결금 등으로 50억엔(약 520억원)을 주고, 교토대학 측에 설립되는 '오노약품·혼조 기념연구기금'에 230억엔(약 2천400억원)을 별도로 기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노약품공업은 해결금과 기부금을 합쳐 총 280억엔(약 2천900억원)을 내는 것으로 법정싸움을 마무리하는 셈이 됐다.
이 화해안을 받아들인 혼조 교수는 변호사를 통해 "법원 조정으로 납득할 수 있게 해결할 수 있었다"며 오노약품공업에서 받아낸 돈으로 기초연구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젊은 연구자가 인생을 걸고 도전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국가의 성장에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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