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화상 정상회의 연설서…"상호승인 안돼 많은 국가 백신 못얻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각국이 코로나19 백신과 접종증명서를 서로 승인하면 경제활동 등 재개가 촉진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며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사태와 관련 "유감스럽게도 백신을 필요로 하는 많은 국가들이 아직 백신 접근권을 얻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러한 상황은 비양심적인 경쟁과 보호주의, 여러 국가들의 백신 및 접종증명서 상호 승인 거부 등의 이유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로마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도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모든 필요한 국가들에 백신과 의약품, 의료장비, 검진 키트, 개인보호장구 등을 계속해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현재 전체 인구 4억 명이 넘는 71개국이 승인했으며, 이 백신이 높은 안정성과 효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가 자체 개발해 자국민 접종에 이용하는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아직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 백신 승인 신청을 지난해 하반기 WHO에 제출했지만, 지금까지 승인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도 역시 아직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의 서방 백신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제안은 러시아와 서방이 서로 상대편 백신을 승인하면 더 많은 국가가 필요한 백신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주장으로 풀이된다.
한편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가 APEC 국가들과 디지털화 문제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기술은 아태지역의 상호 연계 강화와 인프라 및 교통·물류네트워크 개발이란 종합적 과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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