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최초 흑인 여성 부통령…이민문제 등 현안서 성과 못내
부티지지, 첫 성소수자 장관…진보성향·인종갈등 극복이 과제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첫 해부터 휘청이면서 미국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2024년 대선 경선에서 차기 주자를 놓고 때이른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출마 의지에도 민주당의 시선은 이미 '포스트 바이든'으로 향하고 있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을 최우선 물망에 올려놓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을 뿐 아니라, 1942년생으로 다음 대선에선 이미 여든을 넘기게 되는 그의 '육체적 나이'를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출마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초의 여성이자 흑인 부통령으로 러닝메이트 발탁부터 화려하게 주목받은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여성이자 흑인이라는 점이 스스로 최고의 약점이자 강점인 '양날의 칼'과 같은 상황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같은 정치적 상징성이 강점이지만 부통령 취임 이후 이민자 문제를 비롯해 투표법 등 난제를 떠맡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대통령의 그늘에 가리는 부통령이라는 자리의 한계 자체가 운신의 폭을 좁힌 측면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책임을 최우선으로 나눠진다는 측면에서 급격하게 내리막을 걷고 있는 지지율도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지점이다. 자칫하면 동반책임론의 화살을 맞을 수도 있다.
폭스 뉴스의 지난달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인 반면 부정 평가는 53%에 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프랑스를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고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출범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앙금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부티지지 교통장관의 경우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첫 성소수자 장관으로서 남다른 대중 인지도를 쌓아오고 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다크호스로 주목받아온 그는 교통장관 발탁 이후 언론 노출 빈도를 높이며 확실하게 정치적 존재감을 높여 왔다.
다만 그의 담당 업무가 최근 인플레이션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물류 대란 사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대중의 높은 주목을 마냥 즐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적으로 성 정체성을 드러낸 그는 자신의 '남편'과 사이에 최근 쌍둥이를 입양한 것으로도 화제에 올랐다. 미국의 유권자가 이런 진보적 후보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관건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인종 문제에 대한 미숙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만큼, 유색인종 유권자들과 관계 개선 역시 또 다른 숙제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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