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보건 당국이 상하이에 있는 화동이공대(華東理工大) 캠퍼스를 돌연 봉쇄한 채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이번 전면 봉쇄가 이 대학의 생물 실험실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중국 당국은 봉쇄를 풀면서 자세한 경위를 설명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만 발표했다.
15일 화동이공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낮 상하이 도심에 있는 쉬후이(徐?)캠퍼스가 갑자기 봉쇄됐다.
당국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학생과 교직원들을 기숙사와 식당 등 지정 장소에서 이동하지 못하게 한 채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쉬후이캠퍼스 내 한 생물 실험실 소속 학생이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갈 일이 있어 코로나19 검사를 했다가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캠퍼스 전체가 봉쇄됐다는 글이 급속히 퍼졌다.
상하이시 당국은 만 하루가 지난 13일 밤 화동이공대 봉쇄를 풀면서 "관련 인원과 주변 환경을 조사했지만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웨이보에는 대학 측이 내부 구성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해명 글도 퍼졌다.
이 글은 처음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학생이 대장균을 이용해 뉴클레오캡시드(N)단백질을 연구하는 데 참여하고 있어 코로나19 검사 때 오인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검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구하는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이나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실제로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아니어도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생물 실험실과 연관된 문제로 도심의 대학 캠퍼스 전체가 폐쇄되는 일이 벌어져 많은 중국인들이 인터넷에서 큰 관심을 보였지만 당국이 철저히 여론을 관리하는 중국에서 이번 사건을 경과를 자세히 다룬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에서는 실험실 환경 오염에 따른 해프닝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지만 이번 사건은 중국의 극단적 '제로 코로나' 정책이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는 물론 밀접 접촉자가 단 한 명이라도 발견되면 학교, 사무용 빌딩, 상업시설 등을 통째로 봉쇄하고 내부 인원을 모두 격리한 채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고강도 관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테마파크 중 하나인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갔다는 이유로 3만4천명의 관람객이 안에 갇힌 채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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