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군주제 개혁' 도심 시위…고무탄에 맞아 부상도

입력 2021-11-15 12:23  

태국서 '군주제 개혁' 도심 시위…고무탄에 맞아 부상도
'전제군주제 반대' 등 팻말 도심 행진…언론 "3명 부상"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을 촉구하는 도심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 일부가 부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잠잠해졌다가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른 군주제 개혁 움직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콕 도심에서시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주제 개혁을 촉구하고 헌법재판소 판결을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는 지난 10일 헌재가 작년 반정부 인사들의 군주제 개혁 요구는 입헌군주제를 전복시키려는 은밀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관련 움직임을 중단해야 한다고 판결한 데 대한 반발로 나왔다.



시위대는 헌법재판관 9명의 모형을 불태우며 헌재를 비판했다.
이들은 헌재 판결이 태국을 입헌군주제가 아닌 전제군주제로 되돌리려는 것이며, 자신들은 이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시위대는 '전제군주제 반대' '개혁은 폐지가 아니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도심 거리를 행진했다.
군주제를 개혁하라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군주제 폐지 또는 군주제 전복으로 규정한 헌재 판결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시위대는 또 룸피니 사거리 인근 독일대사관까지 행진한 뒤 성명을 낭독했다.
한 명이 낭독한 성명에는 "우리의 시위는 이 나라가 모두가 동등한 시스템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는 싸움"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군주제 개혁 시위대는 지난해 10월에도 독일대사관을 찾아 국왕이 독일에 머물 때 그곳에서 왕권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시위대는 국왕이 독일에서 왕권을 행사했다면 독일법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당시 시위와 관련해 시위 주동자 등 13명이 왕실모독죄 등으로 기소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국 형법 112조에 규정된 왕실모독죄는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태국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TLHR)에 따르면 지난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왕실모독죄로 처벌된 이는 미성년자 12명을 포함해 최소 150여명에 달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일부 시민단체와 야당은 왕실모독죄를 폐지하거나 최소한 형량을 대폭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경찰 및 현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시위대 중 3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2명이 경찰이 쏜 총기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AFP는 시위 참여자 중 최소한 한 명이 고무탄에 가슴을 맞고 피를 흘려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전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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