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충격 속 중국 신규 주택가격 두달 연속 하락

입력 2021-11-15 15:49  

헝다 충격 속 중국 신규 주택가격 두달 연속 하락
10월 0.25%↓…전월보다 하락폭 확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의 여파 속에서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월 70개 주요 도시 신규 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0.2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신규 주택 가격이 0.08% 하락해 2015년 4월 이후 6년 만에 처음 하락한 데 이어 10월에는 하락폭이 커진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매월 전국 70개 주요 도시별로 주택 가격 변화 추이를 지수화해 발표하는데 블룸버그는 자체 분석을 통해 70개 도시 전체의 가격 추이를 추산해 관련 동향을 전하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산업의 위축은 하반기 중국 경제에 가장 심각한 도전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관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부문 침체는 향후 여러 분기에 걸쳐 거시 전망을 하는 데 핵심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신규 주택 가격 하락 추세가 굳어지면 소비자들은 향후 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해 신규 주택 분양을 더욱 꺼릴 수밖에 없다.
이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 속에서 정상적인 주택 분양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헝다 등 부동산 기업들의 자금난을 더욱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이 치솟는 집값을 체제를 위협하는 양극화의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강력히 차단하고 나서면서 중국의 많은 부동산 개발 기업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헝다가 데드라인에 맞춰 겨우 채권 이자를 내 가까스로 디폴트를 모면하고 있지만 지난달부터 이미 화양녠(花樣年·Fantasia), 신리(新力·Sinic), 당다이즈예(當代置業·MOMA) 등 부동산 업체들이 디폴트 상태에 빠져 연쇄 디폴트 우려가 급속히 고조됐다.
이처럼 부동산 업계의 위기가 중국 경제의 큰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자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 조절'이라는 정책 기조를 큰 틀에서 유지한다고 하면서도 국유은행들에 '유연한' 대출을 주문하는 등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 완화를 일정 부분 돕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금융 통계를 발표하면서 10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7조7천억 위안(약 6천970조원)으로 전달보다 1천13억 위안(약 18조7천억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매달 대출·예금 등 금융통계를 발표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따로 떼어 발표하지 않는데 이번에만 이례적으로 통계를 공개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당국의 부동산 시장 안정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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