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획 장갑차·헬기로 군사력 과시…탈레반, 카불서 퍼레이드

입력 2021-11-15 20:03  

노획 장갑차·헬기로 군사력 과시…탈레반, 카불서 퍼레이드
미·러 무기 대거 등장…군 조직 정비 통해 정규군 창설 박차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노획한 장갑차와 헬기 등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열었다.
1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 수도 카불의 주요 도로에서 퍼레이드를 개최하고 군사력을 과시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장악 직후인 지난 9월 1일에도 남부 칸다하르에서 미국제 험비와 무장 차량을 동원해 퍼레이드를 펼친 바 있다.
당시에는 각 험비 위에 복장이 통일되지 않은 대원 여러 명이 올라타는 등 '오합지졸' 느낌이 났으나 이번에는 정규군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사진 속 장비 규모는 두 달 전보다 훨씬 확대됐고 장갑차 이동 등도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
러시아제 AK-47 소총을 들고 낡은 트럭이나 오토바이로 이동하던 반군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나야툴라 흐와라즈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퍼레이드는 신병 250명 훈련 수료를 기념하며 열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눈길을 끈 것은 퍼레이드에 등장한 무기들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산 M117 장갑차 수십 대가 행진하는 가운데 MI-17 헬기가 이들 위에서 정찰 비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MI-17 헬기는 러시아제다.
이날 많은 군인은 미제 M4 소총도 휴대했다.
탈레반은 미군이 철군하고 아프간 전 정부군이 무너지면서 남긴 많은 무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아프간군에 소총 35만여정, 기관총 6만4천여정, 수류탄 발사기 2만5천여개, 지프 차량인 험비 2만2천여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아프간군에 추가로 제공된 험비는 3천여대, M4 소총는 3천500여정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량이 탈레반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무기, 탄약, 차량, 항공기, 감시장비 등 280억달러 상당의 국방 물품과 서비스를 아프간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탈레반은 이런 노획 무기 등을 토대로 정규군 창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카리 파시후딘 탈레반 군사령관은 지난 9월 15일 아프간 옛 정부군을 포함한 정규군 창설을 추진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와 함께 탈레반은 카불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에게 군복을 입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민가에 사는 대원에게는 군부대로 복귀하라고 명령하는 등 군 조직도 정비 중이다.
탈레반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전 정부군 소속 파일럿, 정비병, 전문직 요원 등은 새 군대로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으로서는 현지 치안이 불안한 가운데 내전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라 군 조직 정비와 병력 증강이 시급한 형편이다.
10만명도 안되는 데다 대부분 문맹인 탈레반 병사로 아프간 전국을 조직적으로 통치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퍼레이드는 반군에서 정규군으로 변신하는 탈레반군의 상황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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