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NGO·전문가들 "국제사회 상대로 거짓말" 맹비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화재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면서 국제사회의 환경 파괴 비판을 반박했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 중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열린 투자 설명회 연설을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은 습하기 때문에 화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90% 이상이 잘 보존돼 있으며 열대우림이 발견된 1500년대와 비교해도 거의 다르지 않다면서 "아마존과 관련해 브라질에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공격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서도 "아마존 열대우림은 습한 지역이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는 어렵고 대부분 가장자리에서 불이 나고 있다"면서 "아마존 주변에서 불을 지르는 사람들은 주로 원주민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25년 전부터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 사회환경연구소(ISA)의 안토니우 오비에두는 "아마존 숲이 습하다는 것은 1960∼1970년대 얘기"라면서 "열대우림이 당시보다 20% 이상 파괴된 현재 그런 주장은 더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995년부터 아마존 열대우림의 지속 가능한 개발 방안을 연구해온 아마존 환경연구소(Ipam)의 아니 알렌카르 국장은 "무단 벌채와 고의 방화 등 인간의 행위가 아마존 열대우림을 화재에 취약한 지역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는 2만8천여 건으로 파악됐다.
8월을 기준으로 2019년 3만여 건, 2020년 2만9천여 건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으며, 모두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들어 벌어진 일이다.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는 대부분 농경지와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한 고의 방화 탓이며, 화재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대량의 탄산가스를 배출하면서 기후변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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