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축하 감사"·"오랜 친구"…미중정상 짧은 인사후 본론직행

입력 2021-11-16 12:24   수정 2021-11-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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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축하 감사"·"오랜 친구"…미중정상 짧은 인사후 본론직행
세기의 미중 화상회담…'신냉전' 반영하듯 딱딱한 분위기서 시작
美 백악관서 캐주얼한 분위기…中 인민대회당서 기자회견식 좌석배치


(서울 베이징=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조준형 한종구 김진방 특파원 = '21세기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관계가 충돌로 가느냐, 관리모드로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열린 미중 영상 정상회담은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치열한 전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국 관계를 반영하듯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 순서때 짧은 인사를 교환한 뒤 곧바로 본론으로 돌입했다.
중국 중앙TV(CCTV)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면한 적이 있는 두 정상은 화상으로 서로 얼굴이 마주치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미국시간 15일 오후 7시46분, 중국시간 16일 오전 8시46분이었다.
이 때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지만 시 주석은 표정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먼저 발언한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대선 때 자신의 승리를 시 주석이 축하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는 "다음번에는 내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얼굴을 맞대고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시절이던 2011년 8월과 2013년 12월 베이징을 방문해 각각 부주석, 국가주석 신분이던 시진핑을 만났다. 시 주석이 작년 초 이후, 외국 방문을 하지 않고 베이징에서의 정상회담도 하지 않는 이른바 '외교적 칩거'에 들어가면서 두 사람간 첫 정상회담을 비대면 형식으로 하게 된 데 대해 은근히 불만을 피력한 것으로 읽혔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의 냉각된 양국관계를 감안한 듯 이내 진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는 "오랜 기간 서로 대화하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우리가 이렇게 격식을 차린 적이 결코 없었지만 좀더 격식을 갖춰 시작해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항상 매우 정직하고 서로 솔직하게 소통해 왔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궁금해하면서 그냥 떠나버린 적이 없었다"며 허심탄회한 소통을 제안했다.
이어 시 주석은 "종통 시엔셩, 니하오"(銃統先生, ?好)", 즉 "대통령님,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오늘 우리는 처음으로 영상 방식으로 대화한다"며 "오랜 친구를 보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하고는 본론으로 직행했다.
모두 발언에서 두 정상은 "규칙에 따른 행동"(바이든), "공존·윈윈"(시진핑)"을 강조하며 이날 회담의 톤을 짐작케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경쟁이 필연적이니 규칙에 입각해 경쟁하자는 메시지를 던졌고, 시 주석은 미중관계를 경쟁으로 규정하는데 반대하며 중국의 부상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공존하자는 메시지로 응수한 것이다.

시 주석이 발언하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미소 띈 얼굴로 그의 발언을 경청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손으로 턱을 만지거나 메모를 하며 심각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시주석은 시종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바이든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경청했다.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커트 캠벨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이 배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류허 국무원 부총리,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셰펑 외교부 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양 진영의 분위기도 자못 달랐다.
미측은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테이블 상석에 앉고 테이블 주변으로 참모진이 앉는 비교적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회담에 임했다.
반면 중국 측은 인민대회당에 긴 테이블을 설치해 둔 채 기자회견을 하는 듯한 형태로 회담에 임했다. 시 주석이 가운데 앉고 좌우로 참모들이 배석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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