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들 돌 던지자, 폴란드 수비대 물대포·섬광탄·최루가스로 대응"
"올해 벨라루스 거쳐 독일로 무허가 입국한 난민 9천549명"
(베를린·모스크바=연합뉴스) 이 율 유철종 특파원 = 수천 명의 난민이 유럽연합(EU)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벨라루스-폴란드 간 국경에서 16일(현지시간) 난민들과 폴란드 군인 및 국경수비대원들 간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폴란드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벨라루스-폴란드 국경검문소인 '브루즈기-쿠즈니차'에서 난민들의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고 독일 포쿠스 온라인 등이 전했다.
국방부는 트위터에 난민들이 군인과 경비인력 등에 돌을 던졌다고 밝혔다. 난민들은 벨라루스 측에서 섬광탄까지 공급받았다고 폴란드 국방부는 주장했다.
폴란드는 또 벨라루스 측이 난민들이 EU 쪽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국경 울타리에 구멍을 뚫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폴란드 측은 난민들을 저지하기 위해 물대포와 섬광탄을 투입했다고 벨라루스 국영 매체 등이 전했다.
벨라루스 국영 매체가 찍은 영상을 보면 난민들이 폴란드 경비인력에 돌을 던지는 장면과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물대포와 섬광탄을 발사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폴란드의 물대포 투입으로 난민들과 현장 취재 중인 기자들이 물세례를 맞았다. 폴란드 측이 최루가스를 사용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벨라루스 수사당국은 이날 브루즈기-쿠즈니차 검문소에서 월경을 시도하는 비무장 난민들에게 폴란드 보안요원들이 특수장비를 사용해 상해를 입힌 사건을 현장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측이 섬광탄과 물대포 등을 사용했을 때 부상자들 일부는 벨라루스 영토 쪽에 있었다고 수사당국은 지적했다.
반면 폴란드 국방부는 벨라루스 국경수비대가 폴란드 군인들과 국경수비대원들을 공격한 불법 난민들을 배후에서 조종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국경 지역 긴장이 지속해서 고조되자 서부 그로드노주 주지사에게 난민들을 수용하기 위한 센터 마련을 지시했다고 현지 텔레그램 채널 '풀 페르보보'가 전했다.
이에 따라 국경 지역에 머물던 일부 난민들이 이 수용소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국영 통신사 '벨타'는 난민들을 위해 2천 개의 침대가 마련됐고, 음식은 벨라루스군 취사병들이 준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벨라루스 측에 따르면 현재 벨라루스와 폴란드 간 국경의 임시 난민캠프에는 지난 8일부터 수천 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다.
그 가운데 일부 난민들이 전날 양국 국경검문소로 몰려와 폴란드 입국을 시도하며 양측 간에 충돌이 발생했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 사태를 논의했다.
루카셴코는 푸틴에게 전날 이루어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통화 결과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50여 분간 진행된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국경에서 긴장 고조를 막을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독일 정부 대변인이 발표했다. 아울러 국경지대에 갇혀있는 난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지난해 8월 불법 선거 논란이 일었던 벨라루스 대선 이후 처음이었다.
EU는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을 포함해 10여 개국에서 항공기를 통해 난민들을 수도 민스크로 실어나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이들 난민을 EU로 몰아내 EU의 안정을 해치려고 하고 있다고 EU 관계자는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5월 EU의 제재에 반발하면서 난민들의 EU행을 막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독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벨라루스를 거쳐 허가를 받지 않고 입국한 난민은 1천70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독일 빌트가 전했다. 올해 들어 벨라루스를 거쳐 입국한 허가를 받지 않은 난민은 9천549명이다.
yulsid@yna.co.kr
중동 난민들 "가자! 유럽으로"…벨라루스·폴란드 국경서 충돌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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