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그먼트 종목으로 구성된 별도 지수 출시 계획"
내년 초 도입 목표…미국·영국 등 주요 해외거래소 이미 운영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미령 기자 =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에 상장사 중 우량 혁신 기업 70∼80개만 선별해 담는 세그먼트 구조를 도입한다. 향후 세그먼트 종목으로 구성된 별도 지수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17일 여의도 서울 사옥 마켓 스퀘어에서 코스닥시장에 '세그먼트' 방식의 시장구조 도입을 위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학균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대형 혁신기업들이 이탈하고 투자 저변이 취약해져 투자심리가 나빠졌다"며 "이는 국내 혁신 성장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트리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스닥시장에 세그먼트라는 새 구조를 도입해 그간 단일시장 구조에서 풀기 어려웠던 과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기경 거래소 상무는 "시가총액과 매출, 이익, 지배구조, 유동성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전체의 5% 내외인 70∼80개 상장사만 담은 세그먼트가 코스닥시장의 신뢰와 매력도를 견인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초기에는 세그먼트의 위상을 높이고 비편입기업에 대한 소외감을 줄이기 위해 5%에 해당하는 소수 기업으로 운영할 예정이지만, 향후 코스닥 상장 기업의 수준이 향상되면 더 많은 기업이 세그먼트로 편입될 수 있도록 절대적 기준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시장 평가, 영업실적, 지배구조, 투명성 등을 세그먼트 진입 요건으로 설정하되, 적자 기업 또는 영업실적이 없는 기업이라도 높은 가치 평가를 받는 경우에 편입 가능하도록 별도 요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상장 기업뿐 아니라 신규 상장 기업도 편입 가능하도록 신청제로 운영한다.
김 상무는 "세그먼트가 도입되면 구성 종목으로 도출한 별도 지수 '코스닥 글로벌'(가칭)을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장지수상품(ETP)도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연말까지 세그먼트 도입에 대한 시장 참가자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와 구체적 도입 방안과 시기에 대한 협의를 거쳐 확정한다.
코스닥시장은 그동안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해왔지만, 신뢰도와 상장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우량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에 시달렸다.
거래소는 이번에 코스닥시장을 세그먼트로 나눠 이미지 쇄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새로 도입되는 세그먼트는 코스닥 리딩 그룹으로서 코스닥 시장 전체의 투자 신뢰도 매력도를 견인할 것"이라면서 "현재의 '고위험, 중소기업, 로컬 시장'에서 '고성장, 혁신기업, 글로벌 시장'으로 이미지가 변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도 "미국 나스닥시장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등 해외 주요거래소에서도 세그먼트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량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코스닥시장에도 세그먼트 구조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도 내년에 주식시장에 세그먼트 제도를 도입해 우량(프라임), 표준(스탠더드), 성장(그로스) 등 3개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한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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