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순방, 기초놓는 작업"…CPTPP 가입 노리는 중국 견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국이 내년 초 인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틀' 구성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화상 정상회담을 한 바로 다음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전망이다.
블럼버그·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시아를 순방 중인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1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스 경제포럼에 참석,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틀을 내년 초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아시아 순방은 그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하고, 기초를 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내년 초 드디어 이 지역에서 적절한 경제적 틀이 만들어지는 보다 공식적인 과정을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그 공식적 과정이라는 것이 협정을 의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정확히"라고 답했다.
러몬도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많은 이들이 미국이 다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재가입하기를 원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그것은 당장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PTPP는 미국이 주도한 기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2017년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 호주, 멕시코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2018년 12월 30일 출범시킨 협의체다.
중국은 과거 미국 주도로 이뤄진 TPP가 자국을 고립시키는 수단으로 보고 경계했으나, 지난 9월16일 전격 가입 신청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러몬도 장관의 발언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경제 부문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로이터 통신도 러몬도 장관 발언을 전하면서 중국이 지난 9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한 점을 거론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화상으로 열린 제2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의 경제적 관여를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10월 미국-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는 인도·태평양의 경제적 틀 개발을 파트너들과 모색하기로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몬도 장관은 '경제적 틀' 착수가 중국을 겨냥했다는 관측을 의식한 듯 "중국에 대한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년을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강력한 관계를 맺어 온 인도·태평양 지역 내 우리의 동반자들과 강력한 경제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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