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부, 반쿠데타 시위대에 또 발포…최소 10명 사망

입력 2021-11-18 03:36  

수단 군부, 반쿠데타 시위대에 또 발포…최소 10명 사망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가 쿠데타에 계속 저항하는 시위대에 또다시 총격을 가해 10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의사 단체인 수단의사중앙위원회는 수도 하르툼 등에서 행진하는 시위대를 겨냥해 군부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가 지금까지 집계한 이 날 사망자는 하르툼 인근 바흐리에서 7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며, 부상자도 10여 명에 달한다.
사망자 대부분은 머리와 목, 가슴 등에 총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를 끌어내린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수단 직업 협회 측은 경찰이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이날 전국 주요 도시의 도로를 점거한 채 "국민이 더 강하다. 후퇴는 불가능하다"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군부의 발포로 사망한 사람들의 사진과 쿠데타 이후 가택연금 상태인 압달라 함독 총리의 사진을 손에 들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쿠데타 직후 인터넷을 끊었던 군부는 이날부터 휴대전화 통화도 차단했다.
하르툼을 비롯해 바흐리, 옴두르만 등에서 시민들의 시위가 잇따르자 군부 측은 최루탄과 함께 실탄을 발사했다.
평화적 집회를 보장하겠다던 군부는 이날 유혈사태에 대해 아직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
2019년 민주화 시위에 이은 군부 쿠데타로 오마르 알-바시르의 30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린 뒤 군부와 야권은 과도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선거와 민정 이양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주도하는 수단 군부는 지난달 25일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를 해산하고 압달라 함독 총리를 비롯한 과도정부 각료들을 구금했다.
또 군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과도정부와 주권위원회를 해산했다.
국제사회는 군부와 과도정부 간의 중재를 시도했으나 군부는 독단적으로 새로운 주권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권력장악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고 시위를 유혈 진압해왔다.
바시르 정권 퇴진을 주도했던 저항위원회(RC)는 지난 13일부터 '100만인 행진'이라는 대규모 항의 시위를 이어왔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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