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하게 합의…대선 끝난 후 양측이 편견 없이 만나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내년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룰라 전 대통령은 2019년에 이뤄진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합의가 너무 성급한 방식으로 이뤄졌다면서 내년에 대선이 끝나면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EU와 메르코수르의 FTA 협상은 너무 성급했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서 "내년에 양측이 편견 없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룰라 전 대통령은 메르코수르 국가들이 부가가치 높은 제조업 제품을 EU에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농산물에 치우친 수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권 경쟁자인 현직 대통령 치적에 대한 의도적인 깎아내리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EU와 메르코수르는 2019년 6월 말 벨기에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체결에 합의했으나, 이후 EU 측이 기후변화·환경 문제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미온적 정책에 비판을 제기하면서 비준동의를 미루고 있어 FTA가 진척되지 않았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 관세동맹을 일컫는다. 남미지역 인구의 70%, 국내총생산(GDP)의 68%를 차지해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내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은 유럽 주요국을 방문하면서 외교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차기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를 만나 양국의 협력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눈 데 이어 15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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