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가톨릭, 성체성사 교리문서 승인…바이든 참여논란에 종지부?

입력 2021-11-18 07:24  

미 가톨릭, 성체성사 교리문서 승인…바이든 참여논란에 종지부?
일부서 낙태권 지지 바이든 배제 요구…문서엔 개별 주교 권한에 맡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낙태권을 지지하는 미국 정치인들이 가톨릭교회의 성체성사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17일(현지시간) 불완전하게나마 일단락됐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은 성체성사를 계속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참여 허용 여부를 개별 주교의 권한에 맡겨 지역별로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가톨릭주교회의(USCCB)는 이날 '교회 생활에서 성체성사의 신비'라는 교리 문서를 찬반 228 대 8의 압도적 찬성으로 승인했다.
이는 USCCB가 15년 만에 성체성사에 관한 새로운 수정 문서를 승인한 것이다.
성체성사는 예수의 몸과 피를 의미하는 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의식으로 가톨릭 7대 성사 가운데 하나다. 미사 중에 예수의 몸으로 축성된 제병을 받아먹는 영성체는 가톨릭 신자에게 축복이자 신성한 의무로 통한다.
이 문서가 관심을 모은 것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 성체성사에 참여할 수 있냐는 쟁점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었다.
가톨릭의 교리는 낙태를 부도덕한 행위로 본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낙태를 반대하지만 소속 정당인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낙태권에는 찬성해 가톨릭 교리와 배치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일부 주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낙태권 지지 정치인의 입장이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는 만큼 성체성사에 참여토록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성체성사의 의미와 정의에 관한 교리 문서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 지난 6월부터 수정 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승인된 문서에는 공적 권한을 행사하는 신도들은 교회의 신념과 도덕률에 부합하게 양심을 형성해야 할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돼 있다.
또 교회의 도덕적 가르침을 완강히 거부하는 신자들은 성체성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2006년 교리 문서에 있던 문장도 그대로 뒀다.
하지만 낙태권 지지 정치인의 성체성사 참여 여부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낙태권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꾸짖으려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이들의 성체성사에 대해 분명한 지침을 주는 것은 피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문건에는 "교회의 성체성사와 도덕률에 불일치하는 행동을 수반하는 상황을 치유하는 노력은 개별 주교의 특별한 책임"이라고 적시됐다.
성체성사 참여 문제를 각 주교의 몫으로 넘긴 것이다.
이 맥락대로라면 바이든 대통령은 성체성사에 계속 참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워싱턴DC 대주교인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은 바이든 대통령이 성체성사를 받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태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지난달 29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접견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훌륭한 가톨릭 신자여서 기쁘다며 성체성사를 계속 받아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성체성사 거부 논쟁이 빚어졌을 때 낙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성체성사 문제가 정치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의 55%는 낙태가 전부 또는 대부분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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