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리 "미중 대만 갈등, 불행한 사건 초래할수도"

입력 2021-11-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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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총리 "미중 대만 갈등, 불행한 사건 초래할수도"
포럼서 우려…"미·중·대만 행보, 긴장과 우려 일으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미국과 중국 간 대만 갈등이 불행한 사건이나 오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 총리는 지난 17일 저녁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경제포럼에 참석, 진행자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하룻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거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불행한 사건이나 오판이 있을 수 있는 매우 미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미국은 대만에 대한 개입을 상당히 늘려왔고, 중국은 대만의 방공 능력을 시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대만 정부는 여권에 '대만'이라는 이름을 (확대) 인쇄하는 등의 조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이런 모든 움직임은 의심과 긴장 그리고 우려를 일으키고, 불행한 사건이나 오판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지게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정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리 총리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중국 시간·미국시간 15일) 첫 영상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한 가운데 나왔다.
백악관에 따르면 정상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대만 해협에 걸쳐 현상을 변경하거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최대한의 성의와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의 비전을 이루려 하겠지만 만약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돌파하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중 화상 정상회담이 열린 당일에도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IDZ)에서 저강도 무력 시위를 벌였다.
관측통들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의 배경에는 대만이 갖는 실질적인 안보·경제적 가치와 정치적 이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과감한 탈 중국 행보 등이 얽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경제와 군사 등 다방면에 걸친 미중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만에 걸린 전략적 이해관계가 커진 것도 미중 갈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는 상황은 미국에 중국과의 태평양 대치선이 대만의 동쪽 해안으로 성큼 다가옴을 의미할 수 있다.
또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 대만이 가진 반도체 생산기지로서의 가치까지 더해지면서 대만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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